일회용 그릇

장례식장에서

by 깔끔하게

더이상 감정을 느낄 수 없는 사진 앞에서

무겁고 꽉 조이는 인사를 마치고

생전 받았으면 좋았을 대접을 받으려 앉으니

따뜻한 밥과 국이 일회용 그릇에 담겨 나왔다


당신이 남겨놓은 몸

죽어서나마 나를 대접하는 당신의 마음

생전의 당신을 떠올리는 우리의 생각

무엇 하나 가벼운 것이 없는데


이 일회용 그릇만이 너무 가벼워

당신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당신의 몸과 당신을 감싸는 관은 불에 한참 타면서 추억을 서서히 사를 것인데

이 그릇들은 화륵 타버려 내 인사가 전해질 겨를도 없을 것 같아


단단한 도자기에 밥을 옮겨 담아서 한 숟갈씩 꼭꼭 다져 먹고 설거지까지 하고 싶었다 그래야 인사가 될 것 같았다

매거진의 이전글공원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