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 완전 럭키비키잖아!
어느 순간부터 내 일상 속에서 들려오기도 하고, 보이기도 하는 문장.
저게 무슨 말일까? 물어봤더니 '원영적 사고'라고 한다.
원영적 사고는 또 뭐냐고 물어보니, IVE그룹의 장원영이라는 친구가 있다는 것부터 시작해서 이야기가 길어진다.
장황한 설명을 듣고 아 침착맨의 '오히려 좋아~'같은 거구나. 했더니 맞다고 한다.
럭키비키, 원영적 사고, 침착맨, 오히려 좋아~ 도통 무슨 말인지 모를 수 있다.
다 요즘 유행하는 일종의 밈, 유행어이기 때문이다.
오래된 표현으로 적어보자면, 좋은 게 좋은 거지. 정도가 될 것이다.
아니 사실 좋은 게 좋은 거지를 넘어선 초긍정의 표현이다.
나에게 일어나는 모든 일은 결국 나에게 좋은 일이라는 사고방식이라고 하니 이 얼마나 위대하고 놀라운 생각인가!
최근에 이 원영적 사고, 초긍정 사고를 나도 모르게 경험한 적이 있다.
난 이번에 신혼여행으로 파리를 갔다 왔다. 6월의 파리는 날씨도 좋고 아름답다고 하니 튈르리 공원에서 산책도 하고 얼마나 좋을까! 예쁜 돗자리 까지 야무지게 챙겨갔다. 하지만 그 돗자리를 쓸 일은 없었다.
신혼여행 기간 내내 하루도 빠짐없이 비가 왔기 때문이다.
그래도 아내와 난 슬퍼하지 않았다. 그러려고 그랬던 건 아니지만 그냥 비가 와도 좋았다.
그리고 오히려 좋아! 를 서로 외치기 시작했다.
파리 디즈니랜드에 갔을 때도 하루종일 비가 왔지만, 덕분에 사람이 평소보다 없는 것 같다며 오히려 좋다고 했고, 계속 비가 내리다 딱 일루미네이션 쇼가 할 때 비가 멈췄기에 또 오히려 더 극적이었다며 좋아했다.
에펠탑에서 스냅사진을 찍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아니 언제 우리가 파리에서 비 맞으면서 사진촬영을 해보겠냐며, 어차피 젖은 거 시원하게 비 맞으면서 촬영했다.
우릴 찍어주는 사진기사분도 전 타임 커플은 비가 와서 표정이 되게 안 좋았는데, 두 분은 표정이 좋아서 사진이 잘 나올 것 같다 해서 또 서로 좋아했다. 게다가 촬영을 마치고 가는 길에 에펠탑 앞에서 사진을 찍어주고, 신문 형식으로 인쇄해 주는 사람까지 만났으니 말 그대로 럭키비키였다.
그렇게 우린 파리에 대해 좋은 기억만 가지고 왔다. 신혼여행 내내 비가 왔다는 사실은 그리 중요하지 않았다. 오히려 비가 와서 더 좋았어. 까진 아니지만, 비 오는 파리도 충분히 즐기기엔 좋았고 아름다웠어.
다시 가고 싶은 파리로 간직하고 있다.
인생을 살아가다 보면, 꼭 생각지도 못한 일을 마주하기 마련이다.
갑작스럽게 업무가 떨어진다던지, 혹은 약속시간보다 늦게 친구가 온다던지, 기대했던 맛집의 웨이팅이 말도 안 되게 길다던지.
크고 작음을 따지지 않는다면, 하루 속에서도 내가 생각지 못한 일은 무궁무진하게 많이 일어난다.
물론 생각지도 못한 행운이 찾아오기도 하지만, 원래 사람에겐 좋은 기억보단 부정적인 기억이 더 오래가기 마련이다.
그럼에도 사람들이 오히려 좋아~, 원영적 사고에 열광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아마 많은 이들에게 오늘 하루가 쉽지 않아서이지 않을까?
그리고 또 많은 이들이 알게 된 것이다.
지금 내 앞에 닥친 위기 혹은 상황을 그나마 좋게 풀어갈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내 마음을 스스로 먼저 다독여줘야 한다는 것을.
눈앞에 상황은 이미 벌어졌고, 되돌릴 수도 없다.
여기서부턴 어떻게 반응할 것인지 선택의 문제이다.
간단한 선택이지만, 그 순간에 참 많은 생각과 분노와 짜증이 오간다.
하지만 우리가 그 상황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며, 정말로 긍정적이 된다며 그 순간은 더 이상 위기나 피하고 싶은 짜증 나는 순간이 아니게 된다.
반대로 느끼는 짜증 그대로 부정적으로 계속 생각하게 된다면, 달라질 것은 없다.
기분은 나아지지도 않았고, 또 그 벌어진 상황 속에서 있어야 한다.
어릴 적엔 몰랐다.
어떻게 좋은 게 좋은 것일 수 있지? 나약한 정신승리라고 생각했다.
내가 기분 나쁘니, 너의 기분도 같이 나빠지게 해줘야 한다.라는 어리고, 못된 생각을 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 사람이 기분이 나빠지면, 내 기분도 더 나빠진다. 결국 상황은 나아질 것이 없다.
이제는 조금 알 것만 같다.
아니 어쩌면 이미 전부터 알고 있었지만, 마음으로부터 깊게 인정하게 된 걸지도 모른다.
어떠한 상황 속에서 중요하게 챙겨야 할 것은 나와 나의 마음이다.
그 가장 쉽고, 좋은 방법이 세대마다 표현 방법은 달라도 원영적 사고, 오히려 좋아~, 좋은 게 좋은 거라고 생각하는 나의 긍정적인 마음이다.
늘 긍정적일 수만은 없는 하루하루이고, 또 우리이지만
조금이라도, 한 번이라도 긍정적이게 잘 풀어갈 수 있다면, 그래서 그게 나의 생활습관이 되어간다면
우리 모두에게 럭키비키! 오히려 좋아~ 또 밝게 웃을 수 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