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극히 사적인 나의 취향
가을이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계절 가을
왜 나는 가을이 좋을까?
막연히 좋은데,라고 생각했다가 노트에 왜 가을이 좋은지 끄적여 보았다. 미처 깨닫지 못했던 소소하지만 재밌는 이유들이 떠올라서 피식 웃음이 났다.
1. 내 생일이 가을이니까
내 생일은 가을이다. 단순히 이유로 이 계절이 좋다. 아이가 태어난 이후 괜히 더 좋아졌다.
"사랑하는 우리 엄마, 생일축하 합니다." 오물오물 작은 입으로 불러주는 너의 그 노래가 참 고맙다.
2. 여름이 지나가고
여름은 유난히도 내게 힘든 기억이 많은 계절이라 이 계절이 지나 가을이 오면 이번에도 한고비 넘었구나 하는 안도감이 밀려온다. 유난히도 길고 뜨거웠던 여름, 아침저녁으로 선선해진 바람이 얼마나 고마웠던지. 그렇게 이 시간을 애타게 기다리고 또 기다렸다.
3. 달리기 하기 좋아
더운 여름 달리기를 하러 밖으로 나가는 순간부터 줄줄 흐르는 땀에 시작도 해보기 전에 지친다. 제법 달려도 시원한 바람이 기분 좋게 땀을 식혀주는 감사한 달리기 하기 좋은 계절이다.
4. 도톰한 차렵이불
나는 더위도 많이 타면서 이불은 꼭 있어야 잠을 잔다. 얇디얇은 여름이불은 포근함이 못내 아쉽다. 찬바람이 불어오자마자 여름이 불을 몽땅 치워버렸다. 도톰하고 포근한 차렵이불의 계절이 왔다. 이불속에 폭 쌓인 그 느낌이 너무 좋다.
5. 단풍이 좋아
단짝친구와 만나기로 한 날. 어디 가고 싶냐는 물음에 "등산하러 갈래?"라고 물었다. 예전 같으면 감히 상상하 하지 못했을 일인데, 산이 좋고, 자연이 점점 더 좋아진다. 색깔별로 옷을 갈아입은 나무를 보니, 이 계절이 끝나가기 전에 등산을 한번 더 해야겠다는 마음이 든다. 예쁜 이 순간을 눈과 마음에 오래오래 담아야지.
6. 가을하늘
눈이 시릴 만큼 푸른 가을 하늘은 하늘멍을 부른다. 자주 하늘을 보며 멍을 때린다. 미세먼지 예보를 챙겨보지 않아도 괜찮은 이 계절을 어찌 사랑하지 않을 수 있을까?
지극히 사적인 나의 이유들을 적어보니 이 계절이 더 사랑스럽고 좋다. 지구가 몸살을 앓고 있는 덕에 갈수록 이 계절이 짧아지는 것 같아 못내 아쉽지만, 그래서 더욱 이 순간 최선을 다해 이 즐거움을 느껴야겠다고 마음먹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