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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narihwa Mar 23. 2023

세상에서 제일 맛있는 밥

아들이 사주는 밥

자려고 누웠는데 카톡이 울린다. 큰 금쪽이 SM님이시다. 어! 이 늦은 시간에 무슨 일이지? 살짝 걱정이 시작되려는 찰나에 다음 카톡이 이어진다. 엄마 주말에 별 약속이 없으면 맛있는 밥을 한 끼 사주겠단다.      

  누군가 물었다. 세상에서 제일 맛있는 밥이 뭐냐고? 내가 사 먹는 밥도 맛있고 남편이 사주는 밥도 맛있지만 먹어보니 아들이 사주는 밥이 제일 맛있다!!!     

 

  다음날 아침 학교 가려고 일어난 SJ님에게 물었다. 

“형이 주말에 밥 사준다는데 어디 가지?”

“무슨 날이에요? 밥 사는 주제가 뭔데요?”

“무슨 날은 아니고 엄마 생각엔 자율휴직이라 엄마가 이달부터 월급도 안 나오고 엊그제 20일이 형 월급날이었으니 밥 한 끼 산다는 거 아닐까?”  

   

“아, 그럼 엄마 지난번 블로거 이웃님이 추천해 준 거기 가면 되겠네!”

-(어디? 생각이 안 나서 눈만 끔뻑끔뻑하며 쳐다보니)

“청담동 건물주 오드리 사장님이 가끔 간다는 스케줄청담이요. 거기 김치볶음밥과 차돌대파떡볶이가 그렇게 핫하다면서요.”     

    

이미지 출처 : pixabay


  작년 추석 인턴에서 정규직으로 막 바뀌었을 때, SM님으로부터 문자가 왔다.

“엄마, (돈)봉투 몇 장 준비해 주세요.”

“잉, 뭐 하게?”

“양가 할머니 할아버지 용돈 좀 드리려고요.”

-(음, 지 아빠 닮아서 효자 노릇 하고 싶은가 보군)

“그럼 엄마 아빠 봉투도 준비해?”


-(속으로 살짝 들떠 있었는데, 티 안 내려고 최대한 담담한 문어체로...)     

“아니요, 엄마 아빠는 저보다 월급 더 많이 받잖아여. 추석 다음날 맛있는 식사 한 끼 사드릴게요. 우리 네 식구 20만 원 이내에서요.”

-(흠, 미식가인 작은 금쪽이 SJ님과 바로 의논 들어갔다. 결론은 청수장어에서 저녁을 먹고 바로 앞 맥문동 카페에서 커피랑 디저트 케익 먹기로.)    

 

이미지 출처 : pixabay


  원래 장어를 좋아하기도 하지만 SJ랑 나는 바스크 치즈 케익에, 딸기 블루베리 케익까지 배 터지도록 먹었다는... 역시 아들이(형이) 사주는 밥이 제일 맛있어. 서로 고개를 끄덕이며!



제 글을 읽어 주시는 브런치 독자님들은 세상에서 제일 맛있는 밥이 뭐였는지 엄청 궁금하네요~~

댓글에 짧게, 몇 단어로 써 주셔도 좋구요! 귀찮으면 그냥 패스하셔요 ㅎㅎ

대문 사진 이미지 출처 :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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