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당신에게
월요일에 치과에 다녀왔어요.
친구가 추천해 준 곳인데, 친절하고 아름다운 한국 분 의사 선생님이 계시더라고요.
몇 년 만에 가는 치과인지… 10년은 된 것 같아요.
사실, 아픈 데도 없고 시린 곳도 없어서 미뤄왔던 것 같아요.
당신이 또 핑계라고 생각할 것 같긴 한데…
그래도 진료 전에 미리 죄송하다고 말했어요.
혹시라도 의사 선생님이 제 이를 보고 최악의 상태라 생각할까 봐서요.
진찰 후에 잇몸이 내려앉기 전전단계라고 하더군요.
그 말을 듣는 순간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지만, 다행히 아직 걱정할 단계는 아니래요.
3주 후에 다시 예약을 잡고 스케일링과 작은 충치 세 군데를 치료하기로 했어요.
오늘 진료가 처음이라 15분밖에 시간이 안 돼서요.
그래도 3주 후에 해도 괜찮다고 하니 급한 건 아닌가 봐요.
이젠 제 나이도 생각해야 할 때인가 봐요. 어느덧 50대 후반이 되었으니…
치과에서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루브르 박물관에 들렀어요.
치과와 집 중간에 있어서, 잠깐 들러보기로 했죠.
마침 시간이 4시 30분이라, 보고 싶은 곳만 1시간 정도 둘러보기에 충분했어요.
나폴레옹 3세의 화려한 방들과 메소포타미아 작품들…
요즘 공부하고 있는 작품들이라 그런지 보고 싶어서~
관람객이 거의 없는 공간이라 천천히 걸으며 오롯이 나만의 시간을 가질 수 있어 좋았어요.
여보, 치과에 다녀오며 당신 생각이 났어요.
치과를 참 자주 다녔던 당신…
백오십만 원 들여 새로 이를 심었는데~
그 이를 더 많이 쓰고 떠나지 그랬어요.
여보, 우리가 이 세상에 오는 시간도, 떠나는 시간도 마음대로 선택할 수 없다지만…
당신이 그 이로 맛있는 것들을 좀 더 많이 먹고 갔더라면 좋았을 텐데…
당신을 사랑하는 아내가 파리에서
루브르 예술 이해 (Paris Art Letter)는 프랑스 파리, 루브르 박물관 가이드 채널입니다.
(작품은 아는 만큼 보이고, 더 깊게 감상할 수 있습니다.)
https://www.youtube.com/@Parisletter0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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