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는 묵묵히 다음 계절을 준비한다.
오후에 길을 걷다 보니 벌써 단풍이 들기 시작했다. 저 나무들도 참 열심히 산다는 생각을 하다 몇 년 전 퇴사하던 때가 떠올랐다.
10년 정도 하던 회사 생활을 그만두었을 때, 처음 든 감정은 억울함이었다.
"그동안 이렇게 열심히 살았는데, 대체 뭐가 남은 거지?"
한참 열심히 뛰었는데 제자리인 것 같은 느낌에 한동안은 괜히 열심히 살았다며 허탈해하기도 했다.
이젠 그 이유를 안다. 나는 어떤 사람으로 성장하고 싶은지, 어떤 삶을 살고 싶은지 제대로 생각해 보지 않고 무언가 열심히 하는 것에만 급급했기 때문이다.
이 생각이 명확하게 잡혀있지 않으면 매번 흔들리는 삶을 살 수밖에 없다. 어느 날은 이 사람이 좋아 보아고, 다른 날은 저 사람이 부럽다. 지나고 나서 아무것도 남지 않는 게 당연하다. 어쩌다 얻어걸린 결과만 있는 복권 같은 삶을 살게 되는 것이다.
그땐 가만히 이런 생각을 하는 것보다 당장 몇 발자국이라도 내딛는 것이 앞서가는 일이라 생각했다. 아무 목표 없는 달리기를 미친 듯이 해놓고, 뒤늦게 난 왜 아직도 결승점에 있지 않냐며 묻는 꼴이었다.
이제는 매일 스스로에게 묻는다.
내가 꼭 이루고 싶은 삶의 모습은 무엇인가 하고.
당신도 잠시라도 시간을 갖고 자문해 보면 좋겠다.
"나는 어떤 삶을 살고 싶은가?"
이제 더는 열심히 살고 억울해하지 말자.
시작부터 바라는 곳을 정하고 느리더라도 맞는 방향으로 발을 내디뎌 보자 :)
오랜만에 올리는 글이네요. 요즘 짧은 생각들은 인스타그램에 올리고 있어요.
브런치도 더 자주 올려볼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