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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유진 Dec 31. 2022

내 선택은 언제나 옳아.

2022년 돌아보고 2023년 맞이하기


일년 내내 '글 좀 써보자!' 다짐해놓고 연말이 되니 올해가 끝나기 전에 하나는 남겨보려고 이렇게 부랴부랴 글을 쓰기 시작한다.

이게 연말의 힘인가? 이런 힘이라면 매일을 연말처럼 보내봐야겠다.



작년에 나에게 용기를 주는 말을 정했다. '조급해 하지 말고 내 속도에 맞게 가보자.' 

나이가 들면서 조급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 오지만, 그 흐름에 휩쓸리기 보단 내가 좋아하는 것과 하고싶은 것을 발견하는 그 시간에 집중하자는 의미였다. 지금도 끊임없이 되뇌는 말이다.

올해 나에게 용기를 주는 말이 추가됐다. '내 선택은 언제나 옳아.'

나를 믿는 마음을 더욱 견고하게 해주는 말이다. 인생을 살면서 만나는 크고 작은 선택으로 인해 실망스러운 결과가 나온다고 해도, 나의 선택이다. 나의 선택이 항상 완벽할 수는 없지만, 나를 원망하기는 싫다.







#졸업


   올해 2월에 졸업을 했다. 휴학을 안 해본 건 아쉽긴 하지만 그래도 후회는 없다. 2022년, 한 해 동안 나의 목표는 취보다는 '성장'이었다. 내가 하고싶은 일이 무엇인지 찾아내는 게 당장의 취직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나를 한층 성장시킬 수 있는 일은 무엇이든 하고자 했다. 처음에는 의욕이 앞서서 이것도 하고, 저것도 할거라고 계획을 세워봤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안일해졌다.

   그렇게 하루하루 의미없는 시간을 보내다가 더 이상 이렇게 살면 안 될 것 같다는 생각에 '갓생 프로젝트'라는 걸 떠올렸다. 특별한 게 아니라 그저 올해 내가 이루고자 하는 목표를 공유하고 나에게 도움이 되는 행동 몇 개를 한 뒤 가볍게 인증하는 프로젝트였다. 혼자서는 의지박약으로 아무것도 이루지 못할 것 같아 서로 응원해주면서 같이 목표에 다가가는 관계를 만들고 싶었다. 그러다 운좋게 대학교 친구들이랑 구체적으로 규칙을 정해서 하게 되었고 반년 동안 했다. 반년 간 해본 '갓생 프로젝트'는 꽤나 만족스러웠다. 이 프로젝트를 통해 나는 좋은 습관 쌓는 방법은 '꾸준함' 밖에 없다는 걸 알게 되었다. 그래서 2023년이 되면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다시 시작해보려고 한다.





#영화


   2020년부터 나에게 있어 빼놓을 수 없는 '영화'. 거리두기 풀리기 전까지 주로 ott로 보다가 올해 개봉작이 많아져서 바쁘지만 신나게 보러 다녔다. 확실히 어떤 영화든 영화관에서 봐야 감동과 재미가 제대로 다가오는 것 같다. 그래서 ott로 봤던 영화도 극장에서 재개봉하면 나는 무조건 보러간다.

   작년에 보통 혼영을 많이 했는데, 올해는 영화 좋아하는 두 친구와 함께 영화를 보러 다녔다. 난 영화값 비싸도 그냥 제값에 보 가는 편인데 이 친구들은 싸게 보는 방법을 알아갖고 온다. 덕분에 만원 훌쩍 넘는 영화를 몇 천원에 볼 수 있던 적이 많았다. 우리가 한달에 적어도 다섯 편을 극장에서 영화를 볼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다. 매주 만나서 영화를 봤고, 많이 볼 때는 일주일에 세 번도 봤다. 항상 혼영하다가 친구들이랑 같이 보니까 영화 보고 어땠는지 이야기를 나눌 친구들이 있다는 게 너무나도 좋았다. 게다가 셋 다 영화 취향이 비슷해서 이렇게 오래 꾸준히 보러 다닐 수 있었던 것 같다.

나는 영화를 보면 매우 잘 우는데 이 친구들은 진짜 안 운다. 슬픈 장면 나올 때마다 나 우나 슬쩍 쳐다보는 거 굉장히 어이없다. 내가 <아바타>, <알라딘> 보고도 우니까 애들이 이젠 알아서 슬픈 영화 볼 때 미리 휴지 챙기라고 알려준다...


   2022년 1월 1일부터 현재까지 본 영화는 중복 없이 86편이다. 올해는 할 게 많아서 영화글을 올리지 못했지만 야금야금 잘 챙겨보고 있었다. 이젠 정말 나에게 있어 영화는 떼려야 뗄 수 없는 존재가 된 분명하다.

   많은 영화를 봤지만 내가 이야기 하고싶은 영화가 하나 있다. 항상 내가 가장 좋아하는 영화라고 소개하고 다녔던 <라라랜드>이다. 가을에 메가박스 돌비시네마에서 <라라랜드>가 재개봉했다. 집 근처에 운좋게도 돌비시네마가 있어서 짧게 2주 정도 개봉했을 때 세 번이나 보고 왔다. <라라랜드>가 개봉했을 때 영화관에서 봤었는데 그땐 어려서 감정이 깊게 와닿지 않았는데 매년 ott로 보다가 6년 만에 영화관에서 보니까 감동을 넘어서 벅찼다. 하도 많이 봐서 씬의 순서, 대사도 다 알고 있었지만 그래도 큰 스크린과 돌비시네마 음향으로 봐서 감동이 몇 배가 되었다. 마지막 돌비시네마 관람할 때 느꼈던 걸 블로그에 짤막하게 남겨두었다.


<라라랜드>는 내가 단순히 좋아하기만 하는 게 아니라,

내 인생에 큰 동기부여가 될 영화라는 걸 이번에 새롭게 느꼈다.


라라랜드를 오랜만에 보고나서 나의 꿈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하기 시작했고

무너질 것 같을 때마다 라라랜드를 봐야겠다고 다짐했다.


<라라랜드>는 보면 볼수록 더욱 소중해지는 영화가 된 것 같다.


   미아가 "The Fools Who Dream"부르는 장면에서 큰 울림과 함께 나도 저렇게 하고싶은 일에 바보처럼 끊임없이 도전해보는 삶을 살아보자고, 한 번 쯤은 그래도 되니까 용기를 가져보자는 마음으로 가득 찼다. 이전까지 <라라랜드> 보면서 미아와 세바스찬의 꿈을 응원해주고 축하해주는 마음이 컸다면, 이제는 온전히 나에게 희망과 용기를 주는 영화가 되었고 힘들 때마다 찾아서 볼 영화가 되었다.





#책


   '갓생 프로젝트'에서 가장 크게 얻었던 것은 바로 독서습관이었다. 하루를 허무하게 넘기지 않고 억지로라도 책 한 페이지라도 읽으려고 했던 그 노력이 쌓여서 습관이 되었고 책 읽는 게 재밌어지기도 했다. 1년 동안 총 열여덟 권의 책을 읽었다. 책 편식이 심해서 재밌다고 소문난 책만 골라서 읽거나 좋아하는 작가님의 작품만 찾아서 읽긴 했지만, 한 달에 한 권 넘게 읽었다는 것 자체가 나에겐 큰 변화이다. 원래 책을 1년에 한 권도 읽지 않았기에 열여덟 권은 장족의 발전이라고 생각한다. 올해 목표는 한 달에 한 권 읽기였는데 그 목표를 이뤘으니 점차 그 수를 늘려보려고 한다.

   책을 읽을수록 사람들이 왜 독서를 하는지 알게 되었고 소설에만 국한되었던 나의 취향을 점차 늘려보고자 한다. 나의 취향과 맞지 않는 영화를 볼 때마다 '다양한 영화를 보는 것은 좋은 경험이다.'라는 생각을 하는데, 책을 읽을 때도 그런 마음을 가져야겠다. 지루하다고 도중에 덮지 말고 끝까지 읽어봐야지. 올해 책과 쌩판 모르는 사이에서 약간의 어색한 사이가 되었으니 내년에는 어색함을 깨부수도록 노력해야겠다.





# 여행


   졸업을 하니 시간이 굉장히 남아돌았다. 여행 가고싶은 마음은 항상 있었는데 다행히 주변에서 여행 가자고 부추겨줘서 때론 친구들과, 때론 가족들과 함께 다녀왔다. 4월엔 제주도와 강릉, 5월에도 강릉, 7월에는 수원과 부산, 8월에 또 강릉, 11월에 인천. 참 야무지게 돌아다녔다. 2020년 초에 코로나가 유행되면서 그해 2월에 다녀온 부산여행 때 마지막으로 바다를 본 거였다. 그래서 올해 첫 여행지인 제주도에서 정말 오랜만에 바다를 볼 생각에 너무나도 설레었다. 바다를 볼 수 없는 지역에서 살다보니 바다만 봐도 여행하는 기분이 100프로 충족된다! 가끔 힘들 때마다 버틸 수 있었던 이유는 여행 때 행복했던 기억이 가장 컸던 것 같다. 행복한 기억으로 살아간다는 말이 공감됐다.

   가끔 사진첩에 n년 전 사진이라고 예전에 여행가서 찍었던 사진이 뜰 때마다 그 때의 기억을 회상하며 기분이 좋아지곤 했다. 여행 때 남는 건 추억이지만, 사진이 추억을 상기시키는데 정말 큰 역할을 하는 것 같다. 아빠가 왜 그렇게 어딜 갈 때마다 사진을 찍는지 이해가 될 것 같다. 난 인별 스토리를 자주 올리는 사람인데 시간이 좀 지나고 내가 올렸던 걸 보면 재밌다. 매일 뭐했나 일기 대신 기록하는 용으로 사용한다고 봐도 될 것 같다. 어디든 갈 때마다 남겨두는 기록이 나중엔 소중해진다는 걸 느끼고 있는 요즘이다.








   벌써 2022년의 마지막 날이다. 이맘때 쯤 대부분의 사람들이 지난 1년 간 뭐했는지 돌아보곤 한다. 아무것도 한 게 없어 보여도 눈여겨 보지 않은 평범한 일상 속에서 본인도 모르게 얻은 게 많았을 것이다. 다시 한 번 꼼꼼하고 찬찬하게 생각해보면, 정말 아무것도 하지 않은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러니 다 지나간 2022년에 머물러 있지 말고 다가오는 2023년을 알차게 준비해보자.

   올해 난 정말 바쁘게 살았다. 사람마다 보는 기준은 다르겠지만, 내 기준으로는 굉장히 바쁘고 알차게 보낸 한 해였다. 2022년 가장 큰 목표가 내가 어떤 일을 하고싶은지 찾아내는 것이었는데, 12월 말이 되어서 그 답을 찾게 된 것 같다. 요즘 스스로에게 실망하는 일도 있어 자존감도 떨어지고 확신이 없었는데 좋은 친구들의 따뜻한 응원의 말 덕분에 용기가 생겼고 그 꿈을 이루도록 노력할 계획이다. 시작도 전에 포기하면 나중에 후회할 것 같고 아직 젊다고 생각하기에 1년은 투자해봐도 좋을 것 같다. 그래서 나의 2023년은 도전의 해가 될 것 같다. 더욱 열심히, 더욱 바쁘게 살아야지!




잘 가,  2022년.

반가워, 2023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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