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성원들이 자꾸 떠나 스트레스받는 리더들에게
만일, 당신이 속한 조직에서 4~5년 차 대리가 연속적으로 퇴사하고 있는가? 그렇다면 그 조직은 현재 치명적인 문제가 있다. 신입사원들과 다르게 4~5년 차 대리가 줄줄이 퇴사를 한다는 것은 개인이 아닌 조직의 이슈가 원인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많은 관리자들은 이런 현상을 단순히 회사의 금전적인 보상 문제라고 합리화하는 경향이 있다. 과연 문제는 그것뿐일까?
1. 금전적인 보상
돈. 물론 가장 중요한 문제이다. 다만, 한 사람이 이직했을 때 겪어야 하는 일들을 생각해보자. 새로운 조직으로 옮겨서 새 출근길, 업무 공간, 사람들, 시스템에 적응해야 한다. 또 처음 들어가는 조직에 본인의 능력을 증명하기 위해 긴장감을 가지고 더 열심히 일해야 한다. 실제 이직을 고민하면 이런 환경적인 요인들을 금전적인 이득과 저울질하게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급여 인상분이 더 크다면, 기존 조직에서도 그를 붙잡아서는 안된다. 오히려 잘됐다고 축하해주는 건전한(?) 문화가 형성되었으면 좋겠다.
2. 물리적 위치에 대한 이점
그다음으로 중요한 문제는 '집 가까운 곳으로 직장을 옮기는 것'이다. 특히 결혼을 해서 주거환경을 옮기기 어려운 경우 직장을 옮겨서 출퇴근 문제를 해결하는 경우가 많다. 출근과 퇴근 시간이 2시간에서 1시간으로 줄면 저녁이 있는 삶과 숙면의 삶을 살 수 있다. 즉, 출퇴근 거리는 삶의 질과 직결된다. 또는 본인의 기존 생활권으로 이직하는 경우다. 지방에서 근무하던 사람이 수도권으로 이직하거나, 수도권에서 근무하던 사람이 고향 근처로 이직하는 경우가 많다.
3. 업무 강도와 자아실현
워라밸이 중요한 사람들도 조금 덜 힘든 곳으로 이직하기도 한다. 퇴근 후 가족들과 시간을 보내든, 개인적인 꿈을 위해 공부나 관련 활동을 하기 위해서이다. 업무적인 성취와 성장보다는 다른 가치를 더 중요하게 여기는 것이다. 간혹, 자아실현을 위해 이직이 아니라 퇴사를 결정하는 사람들도 있다. 준비만 제대로 됐다면 응원해주자.
다만, 위 3가지 이유는 대외적인 이유에 불과할 수도 있다. 현실은 현재 조직이 불만족스럽기 때문에 일 잘하던 대리가 열심히 준비해서 이직/퇴직을 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고선 관리자들에게는 '돈을 많이 줘서, 집이랑 멀어서, 워라밸 때문에' 식의 대외적인 이유만 말하는 것이다. 나가는 마당에 굳이 서로 기분 상하게 할 필요는 없기 때문이다. (ex. 팀장님이랑 일 못해먹겠어서 나갑니다. 앞으로 연락하지 마십시오!)
그렇기 때문에 대리급 직원들이 연달아 퇴사/이직을 하고 있다면, 조직에 큰 문제가 있다는 신호이다. 그러므로 조직장들과 구성원들은 문제를 반드시 진단해봐야 한다. 보통 문제가 되는 포인트들을 소개한다.
1. 관리자와의 커뮤니케이션
우리나라처럼 수직 계열화된 보고체계를 갖춘 회사들의 경우 팀장, 담당 임원의 성향이 조직의 문화를 좌우한다. 특히, 상위 관리자 1인의 독재 시스템이 조직을 지배하는 경우엔 '업무 커뮤니케이션'에 질려서 떠나는 직원들이 많다. 예를 들면 마이크로 매니징을 통해 소속원들의 자율성을 뺏는다거나, 의사결정을 기분에 따라 다르게 한다거나, 불필요한 말들로 상처를 준다거나, 구성원의 의견이 반영되지 않는다거나, 업무 동기부여나 비전 공유가 없이 소모적인 일을 시키는 경우에는 누구라도 떠날 준비를 한다.
그런데 보통 대리급이 줄 퇴사하는 조직들은 이런 문제를 복합적으로 가지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관리자들이 구성원들의 목소리를 듣고 구조적인 변화와 인간관계를 쇄신해야 조금씩 나아질 수 있다.
2. 개인의 성장과 인정
나의 10년 뒤가 그려지지 않는 직장이 있다. 이유는 조직 내에서 성장해서 어떤 선배처럼 되고 싶다는 롤모델이 없기 때문이다. 그런 조직의 공통점은 리더들이 개인의 성장에 무관심하다. 회사는 학원이 아니기 때문에 스스로 성장해야 한다고 외치는 조직장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개인의 커리어에 대해서 관심을 갖고 코치해주는 리더가 있는 조직은 업무 관여도와 적극성이 높아진다. 쉽게 말해 지금 하고 있는 일이 너에게 어떤 식으로 도움이 되고 앞으로 커리어를 어떻게 그려나갈지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면 자연히 동기부여가 되고 그렇기 때문에 조직의 능률과 로열티도 올라간다.
즉, 구성원이 스스로 성장하는 것이라고 외치는 리더는 조직원들의 능력을 100% 이끌어내지 못하는 실력 없는 코치인 셈이다.
3. 조직의 성장
조직의 대외적인 명성도 중요하다. 대내외적으로 인정을 받아서 포상도 받고 앞으로의 성장성이 보이는 조직이라면 그 안에서 잘해보고 싶은 마음이 생긴다. 그런데 조직의 주요 업무가 회사 내에서 큰 가치가 없고 구성원들이 패배주의에 빠져있다면 난파선에서 빨리 탈출하고 싶은 마음이 든다. 그렇기 때문에 관리자들은 조직의 대외적인 평판을 관리해야 한다. 그것이 조직 간 업무 우위를 점하기 위한 정치와 협상일 수 도 있고, 조직 차원의 경쟁력을 갖기 위한 단체 교육일 수도 있고, 조직만의 특별한 조직문화일 수 있다.
그러나 한 가지를 첨언하자면, 뭔가를 더하려고 하지 말고 불필요한 것들을 빼는 것이 우선이다. 예를 들어 자율적으로 일할 수 있도록 불필요한 프로세스를 제거한다든지, 중요하지 않으나 에너지를 소모하는 업무들을 정리해서 최소화한다든지 말이다.
4. 인간관계
조직 내 인간관계가 가장 중요한 부분일 수 있다. 일이 힘들어도 동료들과의 관계가 좋으면 버틸 수 있다. 물론 버티는 게 능사는 아니지만, 서로 다독이면서 도우면서 일을 하면 시너지를 발휘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보통의 조직은 옆사람이 일을 덜하면 내가 더 해야 하는 시스템이기 때문에 서로 사이좋기가 쉽지 않다. 그렇기 때문에 리더는 명확한 R&R 정리와 분장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또 구성원 간 불화가 없도록 계속해서 신경을 써줘야 한다. 물론, 유치원도 아니고 서로 싸우면 화해하고 안아주라고 말하는 것이 필요한 건 아니다.
개인 간 불만이 있을 경우 회사 시스템의 문제인지 이야기를 들어보고 조치를 취해줄 건 취해주고 만약 성향이 안 맞는 구성원들이 있을 경우 최대한 업무가 겹치지 않도록 조율해주는 정도만 해도 된다. 그리고 리더들과 구성원 간의 '원만한 인간관계'도 노력을 해야 한다. 가장 어려운 것이지만 가장 필요한 것은 어떤 이야기를 해도 들어줘야 한다. 구성원이 틀린 이야기를 해도 일단 들어줘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구성원들은 리더에게 솔직하게 말해도 소용없다고 느껴 커뮤니케이션의 갭이 생기게 된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관리자들도 노력한다면 더 좋은 관리자가 될 수 있다. 더 좋은 리더가 되기 위해 공부하는 사람들은 정말 드물다. 그렇기 때문에 조금만 공부해도 금방 상대적으로 꽤 괜찮은 관리자가 될 수 있다. 그러므로 리더들이 읽으면 도움될 책들을 소개한다. (아래 책들에 대해서는 나중에 자세히 다뤄보자)
<제이치가 추천하는 관리자 필독 도서>
1. 실리콘밸리의 팀장들
- 직원들을 믿고 소통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려주는 책
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193890896
2. 규칙없음
- 넷플릭스 창업자 리드 헤이스팅스가 말하는 '일하고 싶은' 기업 만들기
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247906056
3. 하이 아웃풋 매니지먼트
- 인텔 전 CEO가 말하는 '성과를 내는' 조직 만들기(두껍다, 각 잡고 읽자)
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149254863
4. 디즈니만이 하는 것
- 디즈니 현 CEO가 말하는 '패배주의에 잠식된 조직을 다시 일으켜 세운' 이야기
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238352181
5. 임파워드
- 리더의 역할은 '코치'라는 것을 일깨워주는 책(두꺼우므로 각 잡고 읽자)
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281569631&start=slay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