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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남산 Aug 24. 2024

우리는 서로 얼마나 이해할 수 있을까?

어차피 서로 다른 세상에 살고 있는데 말이야

"거 의새들 좀 양보도 할 줄 알아야지. 왜 자꾸 정부에 개기나?"

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한국 의료시스템이 어떻게 굴러가고 있고 의사가 거기서 어떤 역할을 하고 있었는지 잘 모르는 이들이다. 이런 사람은 "의새가 왜 이러는지 도무지 이해가 안 된다"라고 말하지만, 우습게도 정작 누군가 댓글로 붙잡고 설명을 해줘도 결국 듣지 않는다. 즉, '이해가 안 된다'는 표현은 '모른다'가 아니고 '내가 맞고 넌 틀리니까 네 말은 듣고 싶지 않아'이다. 따라서 댓글로 싸우는 건 이기든 지든 어차피 시간 낭비다. 그건 그냥 세계관이 다른 것이다.

나라고 뭐 항상 중립적으로 공명정대한 사고를 하는 건 아니다. 나도 인생을 살아오면서 형성된 세계관이 있으니까 말이다.

간략하게 히스토리를 읊어보자면,

가난한 집안에서 태어났으나 공부에 소질이 있어 그 시절 나름 유명 대학을 나와 집안을 일으킬 줄 알았지만 운이 따라주지 않아 결국 몰락해 버린 아버지.

그 뒤를 이은 아들로 가족의 생계를 등에 업은 채 가난이라는 원수를 갚기 위해 절실하게 공부하여 어찌어찌 의대에 입성하고 보니, 의사 또한 고생한 만큼 돈을 주는 직업이며 각종 경쟁과 음해, 소송 등 경제적으로 몰락할 수 있는 지뢰가 항시 도사리고 있어 조심하며 살아야 하는 일이었고, 결국 죽음이라는 영원한 안식 전까진 무슨 일을 해도 끝없이 번뇌하고 고통을 이겨내는 삶을 지속하겠구나 느끼는 그런 세계관...

을 가진 사람이 현재 의료계를 바라보는 거랑

의학 드라마로 의사를 간접 체험해 본, 그래서 돈 많고 잘 사는 (높은 확률로 악역인) 혹은 사명감에만 불타는 존재로만 의사 이미지가 형성된 사람이 의료계를 바라보는 게 어찌 같을 수 있겠느냐는 거다.

나이가 드니 싸울 체력도 없고 이젠 설득이 안 되는 건 어떻게 해도 안 된다고 포기를 먼저 하게 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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