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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뚜껑열린 별똥별 Jan 22. 2022

꽃보다 더 예쁜 비건 음식

한국 비건 식당 탐방기 - 제주도 채식 식당 "작은 부엌"

손 글씨 … 정말 마음에 든다. “우유, 계란, 그리고 모든 동물성 재료를 사용하지 않는 Vegan 비건 채식 카페입니다”

작은 부엌: :"작은 부엌입니다"

작은 부엌: "네, 식사는 course로 준비해드릴까요? 아니면 단품요리로 준비해 드릴까요?

날라리 비건: "네?????  코스 요리요?"  

작은 부엌: "네 course 요리는 음료수까지 7가지가 차례대로 나옵니다"

날라리 비건: "코스요리 먹고 싶습니다" (그 작은 식당에서 코스요리의 호사를 누릴 줄은 상상도 못 했다…  


세상에나 세상에나... 이 세상에 태어나서 이렇게 작은 식당에 와 본건 처음이다.  정말 테이블이 딱 두 개만 있는 손바닥만 한 공간.  그제야 왜 이곳이 "작은 부엌"이라 불리는지, 왜 예약을 반드시 해야만 하는지 이해가 되었다.  사장님 혼자서 0부터 10까지 모든 음식 손질, 쿠킹, 그리고 써빙까지 다 하는 곳.  

이제 막 80 순이 되신 엄마와 더불어 막 50이 된 딸이 여행을 갈 때 가장 중요하게 고려하는 점은 편안한 숙소와 내 몸에 편한 음식이다.  숙소는 한라산 중턱에 있는 Jeju 901 (친환경 숙소 “Jeju 901” 체험기 - 브런치 글 참고)로 심사숙고해서  먼저 정하고, 제주도에 있는 비건 / 채식 식당을 수소문했다.  비건 지향을 하는 지인들의 도움을 받기도 하고, 여기저기 손품 팔아서 찾은 것까지 모아보니 3박 4일 세끼를 다 먹으러 다녀도 모자랄 만큼의 정보를 모을 수 있었다. (비건 식당 체험기로 하나씩 나눠드릴게요)  그중에서 유난히 내 호기심을 자극한 곳이 바로 이곳 "작은 부엌"이었다.  "제주도에서 꼭 가 보아야 하는 곳, 정말 작아서 반드시 예약해야"한다는 말에 비행기 표를 끊자마자 전화를 해서 첫 번째로 예약을 했던 식당.  


따뜻한 제주도 햇살 받으며, 운전하는 길이 참으로 아름다운 날이었다.  소박하고 한적한 동네에 자리 잡은 식당 안에 들어가는데, 마치 시골 외갓집에 들어가는 것처럼 마음이 편해졌다.  이런 느낌을 받을 때는 짐 싸서 당장 한국으로 옮기고 싶은 생각이 불쑥 떠 오르기도 한다.

대문을 들어섰을 때는 전통적인 제주도의 민가를 들어가는 느낌이 들지만, 식당 안으로 한 발 들여놓는 순간은 알푸스 산장에 들어가는 희한한 체험을 시작으로 그야말로 “작은 부엌”은 먹방 여행이 시작되었다.  테이블은 두 개였지만, 점심을 살짝 넘어서 간 덕분인지, 다른 손님은 없었다.  한 여름이었지만, 따뜻하게 자신을 태우고 있는 촛불이 전혀 덥게 느껴지지 않았다.  

맑은 물 한잔과, 본인 텃밭에서 직접 키운 야채를 blend 해서 만들어주신 들풀 주스는 첫 음식에 대한 설렘을 고조시키기에 충분하고도 남았다.


미리 만들어 놓은 음식 하나도 없이, 한 코스가 나오고 우리가 식사를 하는 동안 그다음 음식을 만들어 주셨는데, 앞에 놓인 음식을 입 안 가득 야몽 야몽 먹으면서, 다음에 나올 음식은 뭘까?라는 상상을 하는 재미가 아주 솔솔 했다.  

 

제일 첫 번째 있는 메뉴에 이날 우리가 먹었던 모든 코스의 음식 제목이 있다.  

정말 꽃보다 훨씬 예쁜 음식들이다.  이 음식에 쓰인 모든 재료들  100% 다 사장님 텃밭에서 직접 기른 유기농 제품, 그리고 현미 가래떡은 직접 방앗간 가서 쭈욱 빼 오셨단다.  음식에 대한 pride 가 대단한 분이다.  예전에는 일주일에 한 번 저녁에도 예약을 받았다고 하셨는데,  저녁 얘 약이 너무 피곤해서 본인이 음식을 만드는 즐거움을 잃을까 봐 stop 했다고 하는 사장님의 말을 들으며, 이 분은 진정 자기가 하시는 일을 좋아하시고, 최상의 맛과 서비스에 정성을 쏟으시는 “진정한 프로”라는 생각이 들었다.  


“작은 부엌”에 두 번 이상 가는 건 선택, 하지만 이곳은 죽기 전에 반드시 한 번은 가 보아야 할 곳으로 마음을 다해 추천한다.  


작은 부엌 연락처 : 010-4699-3179

작은 부엌 주소 :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조천읍 선흘동 2길 1

작은 부엌 인스타 : https://url.kr/yheso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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