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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두잇 do it Jan 07. 2023

25%로 갈 수 있는 나라

4번 중 1번만 갈 수 있었던 나라는?

한번 생각해보자. 돈이 있고, 시간이 있다. 무엇을 가장 하고 싶은가?

(하나 둘 셋 대답하기) 




예측건데 대부분의 사람들이 '여행'이라고 대답하지 않을까.

하지만 돈과 시간이 있다고 가고 싶은 나라를 모두 여행할 수 있는 건 아니다.

특히 25% 확률로 갈 수 있는 나라가 있다면?

네 번 시도했지만 한 번만 여행에 성공한 나라, 나에겐 태국이 그랬다.


처음 가려고 예약했던 방콕-치앙마이 여행은 첫 취업 후 입사 신체검사일과 겹쳐서 취소했고,

4년 후 다시 예약한 두번째 방콕-치앙마이 여행은 떠나기 일주일 전에 그만 계단에서 굴러 다리를 다치는 바람에 병상에서 그야말로 눈물을 머금고 취소할 수 밖에 없었다.

그리고 세번째는 모두가 아는 코로나라는 세계적 재앙 상황 때문에 몇달 전 예약했던 대학동기들과의 방콕 여행을 또 취소했다. 회사에 들어간 이후 적어도 열 손가락을 접었다 폈다해도 넘칠만큼 해외여행을 다녔지만, 이렇게 가기 어려운 나라는 처음이었다.





그럼에도 따뜻한 겨울이 되면 가장 먼저 생각나는 나라는 태국이었다.

우리나라의 찬바람을 견뎌야 하는 11~2월이 되면 반대로 따뜻한 나라가 그리웠고, 가지 못한 아쉬움으로 더욱 그랬다. 특히 코로나 시국을 거치면서 치앙마이에 대한 관심이 더 커졌다. 디지털 노마드의 성지라는데, 자연이 그렇게 이쁘다는데, 힙한 카페들이 그리 많다던데, 물가가 저렴해서 한 달 살기로도 제격이라는데... 유튜브, 블로그로 열심히 검색해서 보니 치앙마이는 보통 퇴사하거나 디지털노마드로 오랜 기간 머무르려는 사람들이 주로 갔다. 

음, 직장인인 내가 왠지 어울리지 않은 옷을 입은 듯한 느낌이려나. 에이 모르겠다, 가고싶으면 가는거지. 이유는 만들기 나름아닌가.


길고 길었던 터널같은 코로나가 줄어들 기미가 보이자 평소처럼 스카이스캐너에 들어가서 항공권을 탐색하기 시작했다. 치앙마이까지 직항도 별로 없고, 평균 항공권 가격은 방콕보다도 비싼 편이다.

치앙마이를 가기 일주일 앞둔 지금 시점에 항공 가격은 최소 팔십만원 이상. 물론 일주일 남은 걸 감안하고도 가격은 저렴하지 않다. 내가 항공권을 검색하던 때는 바야흐로 여행을 떠나기 다섯 달 전이었다. ‘횽항공’이라고 불릴만큼 항공권을 구매하는 귀신같은 타이밍의 촉이 있는 내가 검색했을 당시엔 무려 31만원이었다.

30만원 초반대의 치앙마이, 이건 기회였다.

바로 캡쳐해서 친구 J에게 카톡을 보냈다.

'이건 무조건 가야돼..!'


다시 또 태국, 치앙마이여서 혹시나 못가게 되면 어쩌지 걱정이 되었지만 결제하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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