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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뮬 Jan 17. 2022

사랑이 끝났다.

첫사랑, 그리고 이별

나 하나도 안 괜찮아

너무 힘들었어

말하려고 했는데 직접은 도저히 못하겠어서      

언젠가 나에 대한 사랑이 식게 되면 

난 그거 받아들일게

날 더 사랑해달라고 조르지도 않을게

영원한 건 없다는 거 이미 알고 있으니까

사람 마음이 이리저리 향하는 건 당연한 거니까     

근데 이거 하나는 알아줘

네가 지금 내 인생에서 기쁨이라고 할 수 있는 전부라는 거

일주일 중에 6일이 힘들어도 

딱 하루 그 몇 분 때문에 다 괜찮아져

내가 힘들다고 하는 거

공부 아니야

공부는 누구나 다 힘들어하니까

이유는 따로 있어

미안한데 말은 못 해줘     


그거 알아?

사랑을 하면 모든 게 더 강하게 느껴진데

고통도 충격도 설렘도 기쁨도 다

지금 내가 그래

아직 어려서 그런지 아플 때는 엄청 아프더라

너무 아프면 더 아파지고 싶었어

누군가 날 알아줬으면 좋겠고

누군가 날 사랑해주길 바랬으니까

근데 또 널 만나면

네가 내 눈앞에 있으면

너무 행복해서 순간 망각이 일어나 버려

내가 힘들다는 거 티도 못 내겠더라

너랑 있을 때가 나한테는 어떠한 말보다 더 치유야


난 참 운도 좋지

너랑 3년을 함께하다니     

지금까지 난 내가 누굴 사랑할 때면

항상 그 사실을 숨기는 데에 바빴거든

스스로의 감정을 스스로에게 속였어

내가 추구하는 본능과 거꾸로 살아왔어

그게 사랑이던지, 일탈이던지 이루어지지 않을 거라고 확신했거든

아무도 이런 날 안 좋아할 게 뻔하니까

그런 나의 생각도 부서뜨려줘서 고마워          


내가 제일 싫어하는 단어가 영원하다는 단어야

너무 막연하고 가혹하거든

그저 숨 막히는 희망만 마음에 욱여넣어 주잖아

영원한 건 없어 앞으로도 없을 거고

나한테는 좋으면 추억 나쁘면 경험

근데 넌 항상 나한테 추억이었어

항상 좋았어 

심지어 내가 서운해할 때조차

그 감정들이 너무 소중했어     


근데 지금의 나는 마음의 여유가 없어

네가 주는 사랑을 온전히 받아들일 만큼의 공간이 없어

미안해

나도 두려워

이제 너 없이 어떻게 살지

너 없이 살 수 있다는 오만은 꿈도 못 꾸지

난 앞으로 더 강해질 거야 

네가 이해해 주길 바라

학창 시절에 있었던 멋진 경험이었다고 생각해줘

넌 나의 첫사랑이자 사랑이라고 말할 수 있는 진정한 기억이었으니까     


내가 편지를 왜 써달라고 한 줄 알아?

편지는 써서 주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편지를 쓰는 사람이

편지를 쓰며 하는 생각이 중요하거든

생각을 거듭하다 보면 결국 정리되거든

그 사람을 새롭게 보기도 하고

더 그리워하기도 하고

그냥 너도 그런 경험을 하길 바랬던 거야

내가 느낀 걸 너도 느껴봤으면 해서     


난 항상 너를 사랑할게

아마 처음이자 마지막 사랑이 되지 않을까

슬프지만 사실인걸

당장 내일 일어날 일도 모르면서

그걸 어떻게 장담한다고?

나도 몰라

근데 너만 사랑할 자신 있어     

난 100일이 되어도 200일이 되어도

너랑은 항상 1일 같거든

지금도 그렇고

앞으로도 그럴 거야


내가 애교는 좀 없어도

너에 대한 모든 건 진심이야     

나만 힘든 거 아닌 거 알지만 

가끔 안기고 싶을 때 있잖아

무언의 위로를 받고 싶을 때

일주일에 한 번이라도 

널 만날 수 있어서

난 행복했지

그리고 항상 고마워     

넌 정말 많은 걸 깨닫게 해 줬어

친구부터 연인까지

보고 듣고 느낄 수 있는 모든 것     


앞으로 넌 네가 행복할 수 있는 것 하면서 살아

네가 행복하면 어디에선가 나도 행복해할 테니까     

사랑해, 지금처럼 잘 지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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