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이 세상에 태어난 이상,
우리는 단 한순간도 멈추지 않고 죽어간다.
그럼에도 우린 서로를 사랑한다.
죽어가면서도 사랑을 나누고, 사랑을 논하며, 죽음을 망각하기도 한다.
죽어간다는 걸 알기에, 언젠가는 죽는다는 걸 알기에
서로의 입술을 뜨겁게 마찰시키고,
그 열기에 고된 상처로 불어 터진 온몸을 부비적 거린다.
벽난로 속 미친 듯이 불타는 나무 마냥....
온몸은 차가워도 뜨겁게 녹아내리는 눈사람 마냥....
그렇게 우린 서로의 죽음을, 그리고 현재 없는 지금을 흠뻑-- 끌어안는다.
내 눈앞의 너를 치유한다.
네 눈앞의 내가 회복된다.
시끄러운 세상으로부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