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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뮬 Jan 26. 2024

<야생초>

키가 조막만 나의 뿌리부터

흙이 차오른다

머지않아 턱 밑까지 올라온다

미친 듯이 발악해도

절박하게 몸부림을 쳐도

도무지 벗어날 수가 없다

아무것도 할 수가 없다     

온몸에 소름이, 고동치는 심장의 전율이

내 몸속을 하염없이 맴돈다     

나를 뽑고, 짓밟고, 비틀고, 베어내고, 도려낸

수많은 악몽들이 뇌리를 날카롭게 스쳐간다

상처 곪아 뜨거운 고름 일렁이는 나의 세상.     

그럼에도 불구하고 난 

꿈을 꾼다     

나의 거친 삶이 고스란히 담겨 

무척이나 치밀하고, 

야생의 날 것 마냥 

길들여지지 않아 아름다운, 

내 꿈.     

살기 위해서

죽지 않기 위해서

꿈마저 포기하면 난 정말 죽을 것 같아서

난 결코 죽지 않고 오늘도 살아낸다

악착같이 살아서 

그 꿈, 꼭 이루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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