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주얼 룩에 관심이 생기고 가장 처음 눈이 쏠린 것은 바지였다. 그 중에서도 청바지. 한 때 눈에 불을 키고 구하려고 달려들었던 리바이스에 대한 이야기이다. 리바이스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역시 청바지, 데님 소재이 되겠다. 청바지에 대한 관심이 생기고 나서 그냥 아무거나 사면 되겠지 하고 들어가보니 별의 별 종류들이 있어서 머리가 멍해졌던 기억이 있다. 예쁜 옷 하나 사고 싶었을 뿐인데 이 많은 걸 다 알아야 한다니! 그만큼 매니아층이 많다는 이야기겠지만 골치아프긴 했다. 청바지의 시조격 브랜드이니 그만큼 역사가 깊어서 그런거일려나.
재밌는 점은 내가 어렸을 때 리바이스는 유행이 지난 옷이라는 느낌이 만연하게 돌았는데 어느 순간부터 다시 사람들이 찾기 시작하고 가로수길에 매장을 낼 정도로 다시 입지가 높아졌다는 점이다. 어떻게 그렇게 된 걸까? 다양한 셀럽과의 콜라보와 여러 캠페인 등 브랜드 이미지 쇄신을 위해서 노력한 것도 있겠지만, 어느 순간부터 대중의 눈에 다시 리바이스 청바지가 예쁘게 보이기 시작했다는 건 젊은 층 사이에서 아메리칸 캐주얼이 유행한 영향도 있지 않을까? 이 모든게 문화와 관련이 있지 않을까 싶다. 의류 브랜드가 문화와 어떻게 접목되느냐는 굉장히 중요하다고 느낀다.
결국 가장 기본인 501을 구한 나는 지퍼가 없는 5버튼 플라이 방식이 불편했음에도 불구하고 꽤 오랜 시간 잘 입고 다녔다. 옛날 방식에서 느껴지는 클래식함이 청바지를 조금 더 멋드러지게 만들어준다고 생각했나보다. 사실 입는 나 말고는 아무도 모르는데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