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사(投射)
홀로 산책길에 까마귀 무리를 만났다.
이쪽에서 까악 하면 저쪽에서도 까악.
침입자를 경계하는 검은 눈빛들이 나를 노려본다.
눈을 마주치면 나를 덮칠까 두려워
발끝만 바라보며 도망치듯 나온다.
불길함의 전령 까마귀여,
도대체 무엇을 했기에 이렇게나 지독한 오해를 받는 것이냐?
너의 영리함이 두려움을 샀느냐,
찬란한 검은 깃털이 부러움을 샀느냐.
사람보다 지극한 효도가 오해를 샀느냐.
아니면, 고구려와 오딘을 대변한 것이 시샘을 받았더냐.
까악, 까악, 까아악!
너의 순수함, 서러움, 그 처절함 울부짖음
알아주는 이 어디 있더냐!
나의 서러움을 닮은 그대,
나를 대신하여
눈부신 햇살과 그늘 속에서 평온한 산책을 즐기시라.
그대가 참 부럽구나.
하나의 존재를 알아주고 이해하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인것 같습니다.
심지어 '나 자신도 잘 모르겠어'라며, 스스로도 이해하기 힘들어하는데, 하물며 다른 사람은, 다른 존재는 어떠할까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음 깊은 곳에서는 늘 완전히 받아들여지고 이해받기를 바랍니다.
그게 사람 마음이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