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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솔스 Aug 05. 2023

사랑으로 시선이 달라진다면, 무엇이 바뀔까?

- 사랑의 시선으로 고양이를 그린 루이스 웨인

잊을만하면 길고양이 학대 사건이 수면 위로 떠오른다. 잊을만하면 길고양이를 돌보는 케어테이커를 누군가 폭행했다는 기사가 보인다. 2023년 4월 13일, 머니S라는 인터넷 매체에서 진주 경상국립대에서 길고양이에게 밥을 주지 못하게 했다는 뉴스를 보도한다. 뉴스를 읽어보면 경상대측에서는 교내 수의과대학과 동물의료원이 위치한 느티마루 휴게소 인근에 있는 길고양이에게 사료를 주지 말라며 케어테이커(=캣맘, 캣대디)에게 통보하며 급식 시설물, 집 철거를 통보하였다.(관련 기사 링크) 길고양이 관련 대학 동아리에서 학교 내 혹은 지역 내 길고양이에게 사료를 주는 것을 못마땅한 누군가가 간간히 길고양이에게 사료를 주지 말라며 협박을 한다거나, 길고양이를 죽인 사체를 학교 내 나무 위에 매달아두는 경우는 있었어도, 대학교에서 자체적으로 길고양이에게 사료급여를 중단한 경우는 드문 상황에서 경상대의 조치는 이례적인 것이라고 느껴졌다. 단순히 사료를 주지 말라는 조치가 끝이 아닌 경우도 있다. 아이뉴스24에 따르면 2022년 12월 6일, 대구에서 어떤 남성이 길고양이에게 사료를 주지 말라며 어떤 여성에게 폭행을 휘둘러 불구속 입건되었다.



특정 행정부서에서 길고양이에게 사료를 급여하지 말라고 하거나 길고양이에게 사료를 주었다는 이유로 케어테이커에서 폭행을 저지르는 일은 하루이틀의 일은 아니다. 왜 이런 일이 벌어지는 것일까? 아주 단순하게, 그리고 동물권과 관련하여 관심이 없는 사람에게 물어보면 금방 답이 나온다. 제일 큰 이유는 '고양이가 싫어서'다. 그리고 그 싫음의 대해 여러가지 이유를 붙인다. 


1. 고양이 울음소리 때문에 시끄러워서 잠을 제대로 못 잔다. 

2. 고양이가 싼 배변때문에 냄새가 난다. 

3. 아무 장소에서나 고양이에게 먹이를 주니까 집 앞이 더러워졌다. 

    등등.


이해를 못 할 것은 아니라도 이는 케어테이커의 활동을 제대로 모르고 하는 소리이다. 고양이가 큰 울음소리를 내는 이유 중 하나는 바로 '발정기'때문이다. 제대로 활동을 하는 케어테이커라면 자신이 돌보는 길고양이의 개체가 무차별적으로 늘어나지 않도록 해당 자치구에 신고를 하여 중성화 수술을 요청한다. 길고양이가 중성화 수술을 한다면 개체가 폭발적으로 늘어날 위험도 적어질 뿐만 아니라 울음소리도 잦아든다. 배변 역시 마찬가지이다. 물론 고양이도 먹었으니 어딘가에 배변을 해야겠지만 중성화 수술을 한다면 수컷 고양이가 벽 등에 오줌을 뿌리는 스프레이 현상이 없어져 배변 냄새가 비교적 줄어들 수 있다. 아무 장소에서나 고양이에게 먹이를 준다는 것도 억측이다. 케어테이커는 보통 자치구와 협의된 특정 장소에 사료를 배급하고 사료 배급이 끝나면 해당 사료를 치우고 있다.


그럼 왜 길고양이의 울음, 배변, 사료급여 후 치우지 않는 행태 때문에 다른 사람이 피해를 보는 것일까? 이유는 간단하다. 고양이에게 사료가 아닌 사람이 먹는 음식을 주는 사람은 일반적으로 케어테이커가 아니다. 그냥 술에 취해서 길을 가다가 아니면 노상에서 음주를 하다가 자신이 먹고 있던 음식을 던져주는 주정뱅이이다. 이런 사람 때문에 길거리에 더러운 음식물이 쌓이게 되고, 길고양이 뿐만 아니라 쥐, 비둘기 같은 도시에서 사는 야생동물이 모여들어 잔치를 벌이게 되는 것이다. 중성화 수술을 하지 않는 고양이 역시 케어테이커의 돌봄을 받고 있지 못하고 있는 생명체일 뿐이다. 심지어 중성화 수술을 하지 않은 품종묘가 길에 버려지는 경우도 늘어나고 있고 추세이다.(뉴스엔미디어, ‘동물농장’ 스핑크스 고양이·누더기견 유기..토니안 “자신 없으면 키우지 마”, 2019년 8월 11일, 관련기사 링크) 문제는 길에서 사는 동물을 제대로 돌보는 케어테이커가 아니라 함부로 야생동물에게 먹이를 주는 주정뱅이와 반려동물을 버리는 사람이다.



현재 강동구에 위치한 강동아트센터에서는 영국화가 루이스 웨인의 전시를 볼 수 있다. 고양이 그림으로 유명한 루이스 웨인은 2022년 한국에 개봉된 영화 '루이스 웨인 : 사랑으로 그린 고양이 그림'으로도 알려져 있다. 원래 신문 등에 삽화를 그리며 살던 화가 루이스 웨인이 고양이를 그리게 계기는 사랑하는 아내 에밀리 리처드슨이 길에서 구조한 피터를 그리면서다. 유방암으로 투병 중이던 아내를 기쁘게 해주고 싶어서 그리게 된 반려묘 피터의 모습이 신문 편집장의 마음에 들어 크리스마스 특별판 신문에 고양이 그림이 실리게 된다. 루이스 웨인의 고양이 그림을 계기로 영국에서도 그저 쥐를 잡기 위한 목적으로 길러지던 고양이가 점차 반려동물로 그 위치가 바뀌게 된다. 우리의 시선이 혐오가 아닌 사랑으로 바뀌게 된다면, 길고양이와 케어테이커를 향한 학대와 폭력이 사라지고 모두를 위해 보다 좋은 해결책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글쓴이: 나윤

동물이 좋아 동물권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으며, 동물이 좋아 비건이 된 사람. 동물 중에서는 대동물을 좋아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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