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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솔스 Oct 02. 2023

서로에게 위로가 필요한 군인과 군견을 위하여

- PTSD로 힘들어하는 참전 군인과 참전 군견이 출연한 영화 도그

상당히 뜨겁고 뜨거웠던 여름의 어느 날. PTSD 증상으로 서비스독을 입양한 미군 커플이 그 개를 학대했다는 기사를 SNS에서 얼핏 보았다. 너무 많은 기사가 쏟아지는 사회에서 SNS에서 쉽게 지나간 기사를 찾기란 쉽지 않았지만 PTSD로 인해 개를 입양한 군인에 대한 자료를 많이 찾을 수 있었다.

   


보통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라고 알고 있는 PTSD가 처음으로 역사에 기록된 사유는 바로 전쟁이었다. 역사적으로 PTSD에 대한 최초의 기록은 그리스에서 시작된다. 고대 그리스의 역사학자 헤로도토스(Herodotos, 기원전 484년경~425년경)는 마라톤 전투에 참전한 한 군인이 전쟁이 끝난 이후 눈앞에서 사람이 죽을 때마다 눈이 머는 증상을 보였다고 썼다. 이 기록 이후로 제1차 세계대전을 비롯한 다양한 전쟁에 참전한 군인 중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PTSD)로 인한 심리적 ․ 신체적으로 장애가 생기는 증상이 지속적으로 보고되고 있다. 

    

놀랍게도 PTSD는 인간동물에게만 나타나는 증상이 아니다. 인간동물과 함께 전쟁에 참전을 한 비인간동물 군견에게서도 PTSD 증상이 나타나는 것으로 확인된다.(군견의 PTSD에 대한 신문기사, 출처 WUNC, 2022년 10월 31일 업로드, 관련 링크 ) 발토라는 이름의 군견은 2009년부터 미국-아프가니스탄 전쟁에 참전하여 폭발물 탐지견으로 5년 동안 활동을 했다. 비인간동물 발토는 인간동물 로지(미국 군인)와 파트너가 되어 폭발물 탐지를 하던 도중 사고로 로지가 폭발물을 밟아 병원으로 이송되었고 이후 퇴역을 하게 되었다. 인간동물 파트너 로지와 헤어지게 된 비인간동물 발토는 여전히 아프가니스탄에 남아 다른 인간동물과 폭발물 탐지 작업을 하게 되었지만 화약과 시끄러운 소리에 민감해졌고, PTSD 진단을 받아 퇴역 후 전 파트너였던 로지에게 입양이 되었다. 수의사 행동 전문가인 Walt Burghardt는 전쟁에 참전한 5~10%의 군견이 PTSD 증상으로 인한 심리적 불안감을 가지고 있을 것이라고 이야기를 했다.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의 증상이 사람마다 다르듯이 개도 각기 다른 PTSD 증상을 보이고 있다. 텍사스 A&M 수의학 및 생물 의학 대학의 수의사 Lori Teller는 "PTSD 증상이 나타나는 군견은 정착할 수 없는 것처럼 서성이거나 항상 극도로 경계하는 만성적인 불안감을 가지고 있을 수 있고 특정한 사람이나 장소를 피할 수 있다"고 설명하였다.



2022년 미국에서 개봉한 채닝 테이텀 주연의 영화 도그(The Dog)는 전쟁 참전 이후 PTSD에 시달리는 참전 군인과 참전 군견이 함께하는 로드무비이다.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를 앓고 있는 전 미군 특수요원 잭슨 브릭스(채닝 테이텀)는 친구이자 전 파트너인 라일리 로드리게스(Riley Rodriguez)가 전날 밤 교통사고로 사망했다는 소식을 접하게 된다. 잭슨 브릭스는 전 중대장인 존스 대위가 군대 복귀 조건으로 라일리의 군견 룰루(벨기에 말리노이즈)를 친구의 장례식까지 데려다주기로 약속한다. 룰루 역시 참전 이후 PTSD 증상 때문에 사람에 대한 공격성과 흥분도가 매우 높아진 상태였기에 라일리의 장례식 이후 안락사가 될 예정이었다. 참전 군인 잭슨 브릭스와 참전 군견 룰루는 장례식장까지 함께 가는 길에 마리화나 농장에서 심령술사를 만나기도 하고 전쟁에서 다친 시각장애인과 안내견으로 위장하여 들어간 호텔에서 사람을 공격하여 경찰서에 갇히는 등 별의별 일을 다 겪게 된다. 잭슨 브릭스는 장례식에 가는 도중 룰루의 형제를 키우고 있는 남성에게 룰루를 안정시키는 법을 배우고 그 이후 룰루의 상태는 호전된다. 장례식에 참여한 후 다시 부대로 복귀하던 중 묶게 된 모텔에서 룰루는 PTSD 증상으로 발작을 일으키는 잭슨이 안정을 찾을 수 있도록 도와준다. 자신을 도와준 룰루가 안락사 되는 것을 막기 위해 잭슨은 룰루를 입양하는 것으로 영화는 끝나게 된다.



미국에서는 전쟁에 참전한 군인과 군견의 PTSD 문제를 매우 진지하게 생각을 한다. 그러기에 각 지역에서는 PTSD 경험이 있는 군견에게 안정화 훈련을 한 다음 PTSD로 힘들어하는 군인에게 입양 보내 서로가 서로를 심리적으로 도와줄 수 있는 친구가 되게 만들어준다. 전쟁에 참여하여 그 참혹함을 보았던 군인에게 공감해줄 존재는 함께 전쟁에 참여했던 군견일 수밖에 없는 것이다. JAVELAN(JAVELAN Service Dogs) 역시 미국 네브래스카주(洲) 동부와 아이오와주(洲) 서부에서 생활하는 참전군인과 응급구조원에게 서비스 독을 지원하는 단체이다. JAVELAN은 2017년에 군인을 위한 서비스 독 배치와 훈련을 지원하기 위하여 비영리민간단체로 설립되었고, 현재는 다발경화증, 뇌졸중, 간질 발작, 당뇨병 질환, PTSD, TBI(외상성 뇌손상), 신체장애 진단으로 어려움을 겪는 현역 군인/참전 군인/응급구조요원을 위하여 서비스 독을 훈련시키고 있다. First Responders Foundation의 지원을 받고 있는JAVELAN은 유기동물 보호소나 구조된 개 중 서비스독에 적합한 성격을 가진 개를 훈련시켜 입양을 보낸다. PTSD가 있는 인간동물을 위해 비인간동물인 개가 어떤 일을 하는지 궁금한 사람이 많을 텐데, 사실 서비스 독이 하는 행동을 파트너가 된 인간동물의 건강상태에 따라 각기 다른 지원을 한다. 인간동물의 얼굴이나 손을 핥거아 불안 장애, 공황 발작 증세에 대해 사전에 알려주거나 완화시키디고 하고 야경증(비램 수면 각성 장애)이 있어 밤에 깨어난 인간동물을 위해 형광등을 켜서 응급 약품을 가지고 오기도 한다.


전쟁이란 일어나서는 안 되는 것이다. 전쟁으로 인해 인간동물과 비인간동물 모두 PTSD로 인한 심리적 신체적 고통을 겪어서도 안 된다. 우리 모두가 해야 할 일은 PTSD를 겪고 있는 인간동물에게 PTSD 증상이 완화된 비인간동물을 배치하여 서로를 도울 수 있는 세상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전쟁으로 인한 PTSD가 없는 세상을 만들어야 하는 것이 아닐까? Peace!




글쓴이: 나윤

동물이 좋아 동물권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으며, 동물이 좋아 비건이 된 사람. 동물 중에서는 대동물을 좋아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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