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과 커리어, 삶, 그리고 능력에 대한 성장통
신입사원 5개월 차에 접어들면서 이전부터 가지고 있던 고민은 계속 커지고 있다. 1인분을 하고 싶은 나의 욕심과 현재 나의 레벨 사이의 큰 간극 사이에서 방황을 반복한다. 내가 다니는 이 회사라는 이유로 이런 고민을 한다고 생각하진 않지만, 아무런 영향이 없지도 않을 것이다. 재택이 자유롭고, 5년 이하의 주니어들이 5% 이하인 회사라는 점에서 성장에 대한 고민은 더욱 심화될 수밖에 없다. 10-15년, 혹은 20년 이상의 경력을 가지고 있는 개개인이 모여 언제나 그래왔듯 자신이 해온 방식대로 일을 한다.
나 이외의 모든 업무들이 대단해 보이고, 능력 있어 보이는 생각이 많이 드는 조직에서 주니어인 나는 어떻게 성장해 나갈 수 있을까? 글로벌의 가이드라인처럼 질문하고 부딪히고, 관계를 쌓아나가는 것이 아직까지도 많이 어렵다. 내가 맡은 솔루션이 생겼지만 그 솔루션을 모른다면, 솔루션을 빨리 아는 것이 내가 해야 할 일이지 않는가. 깊이를 탐구하기에 턱없이 부족했을 나의 의지 탓일 수도 있다.
그리고 다른 회사에 다닌다고 이런 고민들이 많이 다를까 상상해보곤 한다. 어느 회사든, 이런 어려움을 있을 것 같다. 그렇다면 나의 환경을 탓하기 이전에 내가 바꿀 수 있는 것들에 집중해봐야 하지 않은가. 그게 감정 정리가 단순히 투정으로 끝나지 않을 수 있는 방법일 것이다.
그렇다. 지금 필요한 건, 고객과 '조금이라도' 얘기할 수 있는 준비를 하는 것. 완벽하게 아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라 그 시작을 끊을 수 있을 만큼의 '지식과 자신감'이 필요하다. 테스트 서버에서 솔루션을 만지고, 아키텍처를 보면서 머릿속에 데이터들의 흐름, 현업에서 적용될 법한 과정들을 기록한다. 고객의 니즈와 불만을 듣기 전에 그것이 무엇을 가리키는지 먼저 알아야 하지 않겠는가. 하지만 그 공부가 하나만 있는 것은 아니다. 그에 파생되는 여러 갈래들이 있고, 조금 괴로울 순 있지만 병행해서 모두 챙겨야 한다. 꾸준히 내 개인 시간을 투입해야 할 거고,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부담감과 걱정은 시작했던 이유를 명확히 되새길 줄 알아야 한다.
고객과 얘기를 나눌 수 있는 수준의 내가 되기 위한 준비라는 것.
단순히 몇만 원이 아닌 억대의 솔루션을 담당하는 대표자의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면 지금까지의 노력만으로 충분했는가?
쉬는 것조차 죄의식을 느끼거나 스스로를 채찍질하며 밀어붙이려는 것과는 다르게 생각해야 한다.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야 한다. '왜 하는 것인가', '왜 해야 한다고 느꼈었지', '뭐를 위해'
내가 아무것도 아닌 것 같다는 이 감정을 지우기 위해, 극복하기 위해, 더 긍정적인 것으로 얼른 바꿔버리기 위해 하는 것임을, 그 과정이 결국 나 스스로를 단단하게 만들어 줄 유일한 것임을 기억해야 한다.
일에서 나름대로의 성취를 느끼고, 어느 부분에서든 도움이 되는 사람이 되고자 하는 본능을 충족하기 위해 조급함보다 꾸준함이 앞서야 할 시기.
남들은 들어오기 너무 어려울 이 회사에 들어왔기 때문에 이런 고민은 투정이 아닌 건설적인 다음 계획을 짜는 것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해야 하고, 오히려 지금 이런 고민을 할 수 있는 환경에 있음에 다시 감사하는 마음을 가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