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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윤맘화야 Nov 10. 2021

예방접종, 그 날이 왔다

지윤이 64, 65, 66일째

11월 9일은 예방접종 하는 날.

2개월째 접종이 기다리고 있었기에 나는 전날부터 약간 긴장모드까지는 아니었지만 계속 의식이 되었다.

지난달 BCG랑 B형간염 주사를 맞을 때, 자지러지게 울었던 지윤이가 생각나 벌써부터 맴찢.. 

접종 날에는 주사부위에 물이 닿으면 안되기때문에 전날 저녁에 목욕을 시키고, 13시 30분 예약시간에 맞춰 병원으로 출발했다. 대학병원에서 출산을 하고 지윤이가 며칠 입원을 했어서 그 이후로도 계속 같은 병원을 다녔었는데 아무래도 차를 타고 가야하는 불편함이 있어서 대학병원은 이번이 마지막 진료.

매번 늦게 도착하곤 했었는데 이젠 지윤이가 좀 커서 그런지 아님 익숙해져 그런지 20분 정도 빨리 도착했다.

하지만 대학병원은 한시간 대기는 기본인듯.. 사람들도 많았고.. 예약이 별 의미가 없는듯하다.


주치의 선생님을 만나 진료를 보고, 그동안의 궁금증들을 해결한 후 주사를 맞기 위해 대기.

사실 BCG주사때 두 가지 중 하나를 선택하라고 했는데, 지윤이를 보느라 아무런 정보도 찾아보지 못하고 가서 좀 헤맸기에 이번엔 좀 알아보고 가야지 했는데 역시나.. 또 그냥 가버린 나... 에휴..

주사 하나 맞는 줄 알았는데 3개란다.

로타 바이러스, 뇌수막염, 디프테리아 등등 여튼 3개.

2개는 다리에 맞는 주사 하나는 먹는 약.

또 선택하라고 해서 그냥 젤 많이 맞는거 놔달라고 했다 ㅋㅋ

완전 엉망진창 엄마다...


주사 맞을 시간은 다가오고 지윤이는 힘이 들었는지 잠이 들었다. 오히려 잠 들면 주사 맞추기가 낫지 않을까 라는 생각했는데 주사가 2방이라 별 의미는 없는듯..

지윤이 이름이 호명되고 주사실로 들어갔다. 주사는 양쪽 다리에 한방씩, 왼쪽 다리에 먼저 주사를 놨는데 생각보다 울지 않는다. 흐엥~하고 끝. 역시 자고 있던게 도움이 되었나 싶었는데 다음 주사는 많이 아플거라는 간호사 선생님의 말씀.. 울음소리가 날카로울 수 있다고 하기에 나는 긴장을 했다.

주사가 꽂히고 약이 들어가자 자지러지듯 우는 지윤이..ㅠㅠ 움직이지 못하게 잡고있는 내 손에서 땀이 배어나왔다. 그래도 울음끝이 짧은 아이라 조금 울고 그치는데 우는건 역시나 너무나 마음이 아프다.


그렇게 접종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면서 엄마랑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이번 주사만 다 맞고 병원을 옮기기로 했다. 교차접종도 되지 않고 연속으로 맞는 주사만 다 맞고 옮기는 걸로..

집으로 돌아와서도 다행히 지윤이는 컨디션이 좋아서 저녁 늦게까지 신나게 놀았다 ㅋㅋ 힘들어서 잘 것 같았는데 잠깐 자더니 안자네 ㅋㅋ 며칠 지켜보라고 하던데 오늘처럼 계속 컨디션이 좋기를.


어제 예방접종을 하고와서 좀 쳐지지 않을까 했는데 잘 놀고 잘 먹고 잘 자는 우리 지윤이.

왠일로 자기 침대에서 낮잠도 한타임 자 주었다. 왠일이지? 했는데 어제 주사때문에 힘들어서 그런가보다 라고 내맘대로 결론을 내렸다 ㅋㅋㅋ


요즘은 지윤이가 내가 엄마라는 걸 확실히 아는 것 같다. 아닌가? 태어나자마자 아나? 

울다가도 내 목소리를 들으면 그치고, 눈이 마주치면 방긋방긋 잘 웃는다. 그러고나선 무슨 뜻인지도 모를 옹알이를 쉴새없이 내뱉는데 얼마나 사랑스럽고 이쁜지... 세상 그 어떤것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순간이다.

외할머니랑 나랑 셋이서 잘 놀다가도 내가 자리를 비우면 울어버려서 외할머니를 힘들게 만들기도 한다.


아이가 태어나면 더 행복할 것이라 생각은 했지만 아이의 미소가 주는 행복감은 정말 말로 다 표현이 안된다. 옹알옹알 수다쟁이의 조짐이 보이는 옹알이도 사랑스러운 눈빛도, 이렇게 딸 바보가 되어가는건가 싶다.


우리 지윤이 나의 가장 소중한 보물. 

건강하게 쑥쑥 자라주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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