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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마로네 Mar 02. 2024

2월의 이모저모


월간 결산만 겨우겨우 하는 불량회원이지만

이것만은 놓칠 수 없지 :)

2월은 역시 유난히 짧다.




오래된 친구를 둘이나 만나게 된 2월이었다. 고등학교때 가장 친한 친구였지만 직장이 지방으로 가게 된 후 몇 년에 한 번 겨우 보게 되는 친구. 그리고 미국에서 알게 된 후 귀국하고 처음 보게 된 친구. 둘 다 우연히 서울을 오게 될 일이 생겨서 나에게 만나자고 연락을 준 것이었다. 간만에 만났지만 이야기할 시간이라곤 1-2시간 뿐이었고, 그나마 너무 오랜만에 보는 터라 조금은 덜그럭거리는 시간이었지만, 내가 좋아하던 변함없는 그 사람이 내 앞에 있음에 반가웠다. 무엇보다 서울에 올 기회가 생겼을 때 나를 떠올리고 연락해 준 것이 무엇보다 감사했던 부분. 먼저 챙기지도 다가가지도 못하는 나에게 손 내밀어주는 따뜻한 사람들이 새삼 고맙다.




새해가 되면서 아이가 많이 바뀌었다는 걸 느끼는 순간이 많다. 생각지도 못한 어휘를 구사하고 할 수 없을 것 같은 일을 해낸다거나, 믿을 수 없을만큼 얄미운 표정을 지으며 말을 안듣는다던가.. 그러니까 양 쪽으로 다 놀랍게 성장하고 있다. 흔들리지 말자 생각하면서도 얄밉게 구는 아이한테 이성적으로 대처하지 못한 것 같아 자책하는 밤이 많았다. 진짜 어른이 된다는 것은 정말, 정말로 어렵다.




휴대폰이 한번 제대로 망가져서 백업데이터를 모두 날린 후 아이클라우드로 상시 백업을 하고 있지만, 휴대폰에 과거 사진이 없다는 게 허전하고 슬픈 날이 많았다. 그런데 남편과 이야기하다 백업 사진들이 PC에 남아있다는 반가운 소식! 스마트폰을 처음 쓰던 2010년부터의 사진을 현재 내 아이폰 사진첩에 가득 채우는 데는 고작 하루밖에 걸리지 않았다. 남편과 연애하던 시절의 어리고 (지금보다는) 예뻤던 나, 신혼여행과 수많은 여행 추억들, 망고가 처음 집에 온 날부터 조금씩 커가며 함께한 나날들, 아이가 처음 태어난 날의 퉁퉁 부어있는 나와 아이, 말을 못해서 동동거리고 울던 두살, 세살의 아이. 이런 것들을 찾지 못하면서 어떻게 하루하루를 살았나 싶을 정도로 매일 사진첩을 뒤적이며 행복하다. 올해 겨우 2개월이 지났을 뿐이지만, 올해 남편에게 제일 감사한 일이 될 것이 확실하다.




올해 처음 나간 라운딩 결과가 너무 처참한 수준이어서 밤잠을 못 이룰 정도였다. 제대로 배운 것은 작년 한 해라고 볼 수 있을텐데, 그나마 작년에는 엉망인 와중에 조금씩 나아지고 있다는 기분이었지만 이번엔 완벽한 퇴보였다. 생각해보면 나는 언제나 운동을 배우는 데에 실패하는 사람이었는데, 겨우겨우 주 1회 연습장 출석하면서 언젠가 어떻게든 되겠지라고 생각한 것이 잘못이었다. 어떻게든 운동과 친해지게 만들겠다고 엄마가 배우게 했던 운동이 얼마나 많았던가. 탁구, 테니스, 배드민턴, 수영, 스쿼시, 바둑(?)… 그 중에 건진 건 수영 뿐이다. 이번 상반기에는 주 2회, 아니 3회를 목표로, 정복을 하든 아니면 깨끗이 포기를 하든 결정을 하자 마음 먹었다. 마음을 먹자마자 주 3회에는 실패했다는 것이 현재의 상황이긴 하지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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