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 싶다는 사랑이 범벅된 말
내 글쓰기에 홀로 부채를 느끼며 이번 21일 동안 글을 써 볼까 한다. 무얼 쓸까 고민할 때 가장 쉽기도 하고 어려운 게 있다. 바로 사랑이야기. 내 지극히 사적인 사랑도 있지만 온 만류를 향한 사랑도 있으니 말이다. 지나가며 본 질문 중 머릿속을 꽤 오래 맴돈 질문이 있는데 바로 '만약 사랑한다는 말이 없다면 어떤 말로 표현할 것인가요?'이다.
곰곰이 생각해 보니 나는 아끼는 타인에게 안부를 자주 묻는다. 잠은 잘 잤는지, 밥은 제때 잘 먹었는지, 오늘 하루는 어땠는지. 사사로운 모든 것이 평안히 흘렀으면 하는 바람을 담아 이게 내 보통날의 사랑 표현이자 방법이다. 사실 다 큰 성인이라면 어련히 스스로 잘 챙기지 않을까. 그럼에도 나는 하루에 내가 가장 자주 사랑을 표현할 수 있는 건 아주 작고 보통의 것이라 믿는다.
이런 보통의 하루에 가장 격한 감정은 타인이 보고 싶다는 마음일 테다. 영화 [대도시의 사랑법]에서 재희는 흥수에게 이렇게 말했다. 사랑은 추상적이야. 그래서 사랑한다는 말보단 보고 싶다는 말이 직관적이어서 좋다는 대화를 나눈다. 나도 생각해 보니 만약 사랑의 빈도를 매길 수 있다면 보고 싶다는 말이 가장 근사치에 해당하지 않을까. 당장 볼 수 없음에도 보고 싶다는 말을 읊조리며 사랑을 전하고 너를 그리워하거나 생각하는 마음이 잔뜩 담겨 있는 말이니 말이다. 어찌 보면 보고 싶다는 사랑이 범벅된 단어일지도 모른다. 어제 먹은 캐러멜 팝콘처럼 달콤하고 중독적인 그 무언가가 사랑과 참 닮았다. 그저 작은 마음이어도 오늘도 보고 싶다는 말을 주변인에게 전해야겠다. 사랑도 표현도 모두 습관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