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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몽여사 Feb 22. 2023

전혀 다른 교육의 목적성

네덜란드 엄마

위케를 인터뷰 한 이후로 줄곧 머릿속을 떠나지 않는 한마디가 있었다.


"우리는 아이를 교육하는 데 있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게 사회성이야"


뛰어난 성적표, 좋은 대학으로의 진학은 그녀의 머릿속에 존재하지 않는 듯했다. 물론 주재원으로 나와 있기 때문에 회사에서 아이들의 학비를 내주기 때문에 일 년에 3천만 원이 넘는 학교에 아이들을 보내기도 하겠지만 두 부부의 능력을 고려했을 때 네덜란드에 살았어도 좋은 학교에 보내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호주에서 15년 살면서 느낀 점 중 하나는 한국 부모들이 좋은 대학에 목숨 거는 것만큼은 아니더라도 좋은 사립학교에 보내는 데는 꽤나 열성적이다. 좋은 사립학교에 보내려는 목적성이 조금 다르지만 (그들의 목적은 입시는 아니다. 좋은 환경에서 좋은 집안 아이들과 네트워크를 맺기 위함 정도로 이해하자) 그래도 최소한 요즘 시드니에 거주하는 중산층 부모들이 자녀를 좋은 사립학교에 보내기 위해 노력한다.


호주에는 영재학교라고 불리는 셀렉티브 스쿨이 있다. 초등학교 때 시험을 거쳐 수재 아이들만 입학할 수 있는 소위 공부 잘하는, 상위권 성적이 목표가 되는 중고등 학교라고 생각하면 이해가 쉬울 듯하다. 아마 우리 학교에 이런 학교가 있었다면 상상하기도 싫은 전쟁이 일어났을 것이다.


재미있는 건 중산층 이상의 호주인들은 아이가 공부를 잘하고 셀렉티브 스쿨에 들어갈 수 있는 성적임에도 셀렉티브를 기피하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이유를 물어보니 너무 "academic focus"인 환경에서 아이들을 키우기 싫다고 한다. 좋은 대학의 입시율이 조금 떨어지더라도 좋은 프로그램을 가진 사립학교에서 많은 경험을 하고 운동, 아트, 그 외의 다양한 활동을 하는 프로그램을 선호한다. 처음에는 그 이유가 이해가 잘 안 되었으나 위케의 말을 들어보니 그들이 원하는 건 다양한 경험을 통한 사회성 발달이 아니었을까.


어른의 세상에 나와보니 공부 잘하는 바보들이 너무 많고 그들이 학교에서 공부하듯 회사에서도 퍼포먼스를 내지 못하는 경우를 너무 많이 봐왔다. 한마디로 공부머리, 일머리는 다르고 공부 잘하는 사람이 일을 잘하는 건 아니었기 때문이다.


우리가 아이들을 교육하는데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게 뭘까?


"우리는 아이를 교육하는 데 있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게 성적이야"

이런 말은 조금 창피하지 않은가? 너무 근시안적인 발상이 아닐까? 좋은 대학으로의 입학은 끝이 아니라 시작일 뿐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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