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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태화 Mar 13. 2024

흘러감과 그리움

골목 끝 어디선가

짠 바람이 불어왔다

나는 문득

가지 않던 바다가 아쉬워졌다


가득 들어차

결핍조차 느낄 수 없이

그저 무감각해진 나의 삶과

무표정으로 칠해진 일상


나는 문득

바다가 짓던 표정이 그리워졌다


거칠게 몰아치다가도

이내 잠잠해지고는

때로는 생명의 울음으로

때로는 깊은 눈물로 

들려주는 기나긴 세월의 질곡


그럼에도 바다는

다양한 슬픔을 노래했더랬다

목소리를 내었더랬다


그렇기에 나는 문득

이미 흘러가버린 파도가

문득

서러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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