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쓸쓸한가보다
마지막 걸어가는 길은
온통 어두웠기에
볼에 부딪혀오는 따가운 햇살에
비로소 해가 떠있었던 줄 알았던 날
나는
조용히 걸어가던 어떤 이의 뒷모습
그 쓸쓸한 모습을 보면서도
차마 울어보지도
눈물이 떨어질까 그 이름도 불러보지도 못하고
차오르는 울음 끝은 애써 되삼키며
그렇게 길 끝의 구름을
시선의 끝으로 쫓아가고 있었다
오지 않기를 바랐던 마지막 걸음
굳어버린 팔에서 떼어낸 온기와
딸깍 딸깍 흔들고 사라지는 바람에
나는 그가 떨어질까 마음 깊숙한 곳에 집어넣었다
이제 마주할 길 없어진 눈빛이
꿈 속 어떤 하늘에서
먼 새의 눈빛과도 같아진 어느 날이면
나는 하염없이도
그 뒷모습을 바라보며
여전히 울음을 굳게 삼키면서
선잠에서 깨어나곤 했다
늘 쓸쓸한가보다
내 손 안의 온기가 사라져버린 채
나의 마지막을 향해서도
그저 알면서도 걸어야만 하는
어른이 되어버린 그 길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