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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임밉나 Aug 27. 2021

판타지 맛집! MBC 웹드라마를 소개합니다!

'세가지색 판타지' 웹드라마 리뷰

 웹드라마계의 획을 그었다고 할 정도로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던 <퐁당퐁당LOVE> . 당시 웹드라마로 시작했던 이 콘텐츠는 엄청난 인기와 함께 TV로 방송되기도 했다. 그리고 이 계보를 잇기 위해 등장했던 드라마 3편. ‘세가지색 판타지’라는 큰 제목으로 등장한 세 편의 에피소드 웹드라마는 저마다 다른 색을 보여주면서도 인물들 간의 케미, 내용, 장르까지 모든 게 완벽하게 갖춰져 있었다. 독서실에서 공부하다가 힘들 때면 잠깐의 휴식을 선사해주었던 세 편의 웹드라마를 추억 삼아 소개해보려고 한다.


1. 삶과 죽음의 경계, 흰색 판타지 ‘우주의 별이’

 우주밖에 몰랐던 주인공 별이는 어느 날 교통사고를 당해 죽게 된다. 이승에서 저승사자 일을 하면서도 우주를 지켜보고 있던 별이는 우주가 곧 죽을지도 모른다는 소식이 저승사자 사이에서 돌자 자신이 지켜주어야 한다며 사람으로 회송된다. 7가지 미련을 다 풀게 되면 다시 하늘로 올라갈 수밖에 없는 별이는 우주를 지켜줘야 한다는 생각 외엔 다른 어떤 것도 생각하지 않았다.      


 그러나 우주를 만나고 자신을 돌아보게 됐다. 내 이름은 무엇인지, 내 가족은 누구였는지, 나는 어떻게 죽었는지. 그렇게 우주를 지켜주려고 했던 마음이 결국 내가 누구였는지까지 와버렸다. 잃어버렸던 기억을 되찾아 엄마에게 못다 했던 사랑한다는 말을, 사고를 낸 가해자에겐 용서한다는 말을, 하지 못했던 것들을 모두 이뤄가며 이승에 대한 한을 풀어간다.     


 ‘우주의 별이’의 가장 큰 매력은 바로 교훈이다. 1화는 그저 ‘재밌네’ 정도로만 생각할 수 있어도, 마지막 화에서는 펑펑 눈물을 쏟게 될지도 모른다. 전하지 못한 진심이 후회되기 전에 표현하려고 노력하는 주인공들의 모습은 따뜻하면서도 울컥하는 마음이 들기 때문이다. 삶과 죽음 사이에 사는 우리가 후회하고 있는 것은 없는지 자신을 스스로 돌아보는 시간이 될 수도 있다.      


 흰색은 깨끗함을 상징하기도 하지만 ‘죽음’, ‘슬픔’을 의미하기도 한다. 죽음에서 돌아온 별이가 세상에 던지는 메시지는 무엇인지 확인하는 재미로 드라마를 즐겨보는 것은 어떨까?


2. 노력을 통해서 얻은 보물, 녹색 판타지 ‘생동성 연애’

 공무원 준비를 하는 인성은 편의점 아르바이트 월급도 받지 못하고, 시험에도 떨어지고, 여자친구와도 헤어지는 최악의 순간을 맞닥뜨린다. 찌질하고 순수하기만 한 자신의 모습 때문인 건지 한참을 생각해보지만 결국 할 수 있는 일은 고시원 월세를 내기 위해 돈을 구해야 하는 일이었다.     


 큰돈을 준다는 생동성 아르바이트를 그렇게 덥석 잡게 된 인성은 어느 날, 실험의 부작용으로 모든 것이 완벽한 사람이 된다. 시력은 물론, 체력도 좋아지고 패션 감각을 비롯해 모든 것이 좋아졌다. 전 여자친구가 자신을 놓친 걸 후회하길 바라는 마음에 여자친구를 사귀기도 한다. 그렇게 보란 듯이 멋있는 사람이 되었는데 왠지 마음은 편하지가 않다. 자꾸만 전 여자친구가 신경 쓰인다.     


 이 드라마의 매력은 ‘노력’이라고 할 수 있다. 남자 주인공 소인성은 초능력을 얻게 되어 똑똑해지고 새로운 여자친구도 생겼지만, 어떠한 노력도 없이 얻게 된 지식과 사랑은 진심 어린 노력으로 얻은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게 아무것도 아니라는 걸 깨닫게 된다. 세상은 불공평하고 하필 나한테만 안 좋은 일이 일어나는 것 같아도 편법과 술수는 결코 해답이 아니라는 걸 깨닫게 해준다.     


 누구에게나 하찮고 소심하기만 했던 시절이 있다. 드라마를 보면서 퍽퍽한 주인공들의 삶이 나와 닮아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하지만 그 시절 속에서 찾은 자신의 본모습을 마냥 싫어할 수만은 없다는 것을 드라마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마음을 다한 순간만이 비로소 지금의 ‘나’를 만들 수 있는 특별한 과정이 되기 때문이다.     


 녹색은 자연을 떠올리게 만든다. 그리고 그 자연은 인위적이지 않은 것, 즉 순수하고 부조리하지 않은 것을 의미한다. 내가 초능력을 갖게 된다면 어떨까? 노력하지 않고 이루고 싶은 것을 모두 이룬다면 과연 행복할까? 이 질문에 대한 해답이 드라마 속에 담겨있다.


3. 외모 지상주의! 그럼에도 불구하고, 금색 판타지 ‘반지의 여왕’

 못생긴 외모 때문에 어디에서나 계속해서 차별받는 주인공 모난희. 자신이 짝사랑하고 있던 상대가 자신을 좋아해 주길 바라는 마음에 대대손손 내려오던 ‘절대 반지’를 끼게 된다. 반지를 끼워주는 사람이 반지를 낀 자신을 이상형으로 보게 만드는 마법. 그것이 절대 반지의 비밀이었다. 그렇게 짝사랑남 세건이와 데이트를 하고 지내지만, 세건이의 이상형이자 난희의 친구 미주가 실제로 등장하게 되자 난희는 이제는 미주로 변해 세건이를 속이며 데이트할 수 없게 된다.     


 그런데 세건이가 이상하다. 얼굴만 보며 여자를 만나는 줄 알았는데, 반지를 끼지 않은 본래 모습 그대로인 난희에게 연락하고, 난희의 뒷담화를 들을 땐 화를 낸다. 세건이는 난희와 함께 있던 시간을 떠올린다. 얼굴이 아니라 마음으로 만났던 순간들을 떠올리며 자신의 진심을 발견해간다.      


 이번 드라마의 매력 포인트는 ‘마음’이다. 자신의 외모에 맞는 예쁜 여자를 찾던 남자 주인공 세건이도, 자신의 얼굴이 싫어 절대 반지를 끼며 예뻐지려고 했던 난희도 결국 서로를 사랑하게 되었던 순간은 서로의 마음이 통한 순간이었기 때문이다.   

   

 “너도 너를 예뻐하지 않는데, 내가 어떻게 널 예쁘다고 생각해?” 드라마 후반부에서는 세건이가 난희에게 이렇게 소리치는 장면이 나온다. 사실 가장 중요한 건, 남들의 평가가 아니라 ‘내가 나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라는 것이었다. 내가 나를 소중하게 생각해주지 않으면서 남이 나를 소중하게 생각해주길 바라는 이기적인 마음처럼 난희 또한 자신을 못났다고 생각하면서 그저 예쁘게 비치기만을 바랐던 것이다. 

     

 금색은 반지를 의미하고, 빛이 나는 특성은 결국 본연의 ‘나’가 빛나는 모습을 의미한다고도 볼 수 있다. 나는 나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나 또한 난희처럼 내 스스로를 향해, 혹은 다른 누군가를 향해 외모의 잣대를 던지고 있던 것은 아닐지 반성해보며 드라마를 시청해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2017년에 방영되었던 세 편의 드라마는 모두 좋은 반응을 얻으면서 성공리에 마무리되었다. 퀄리티도 일반 드라마와 다를 것 없었으며, 무엇보다 신예들의 연기와 케미가 좋아 신인 배우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기도 했던 드라마들이었다. 그런데도 2021년에 바라본 2017년의 드라마에는 많은 불편한 점들이 보일 수밖에 없었다. 특히, 외모 평가가 끊이지 않았던 ‘반지의 여왕’ 같은 경우에는 상당 부분이 불쾌하기까지 했다. 하지만 이렇게 참작해야 할 부분이 많음에도 세 편의 웹드라마를 추천하는 이유는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우리에게 필요할지도 모른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세 편의 판타지 드라마를 보며 각 에피소드에 맞는 본인의 이야기를 꺼내 보는 시간을 가져보자. 우리에게 전하는 메시지에 집중하며 드라마를 보다 보면, 내 안에도 나를 상징하는 색 하나가 자리 잡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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