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ngfamily의 자작시
이 글이 당신에게 닿을 때쯤이면
우리가 함께 장마를 볼 수도 있겠습니다,라고
시작하는 편지를 새로 적었습니다.*
이 글이 저곳에 있는 당신에게 닿기까지
여백이 없다는 것은 슬픈 일입니다
어쩌면 저와 그대가 더 가까워졌다 하시겠지만
편지를 새로 적을 기회는 없으니까요
수많은 이별이 수정되었을지 모르는 일입니다
편지를 새로 적음으로써
대학생이 되고 여자친구에게
사랑 고백을 하던 유치한 시인이
사라진 것도
여백이 없어지며 생긴 일입니다
이제 곧 여름이 오고 장마가 오겠지만
함께 장마를 볼 사람이 없는 것은
나에게 도착할 무엇인가가 없기 때문인지 모른다
생각합니다
*박준-태백에서 보내는 편지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