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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ongfamily Sep 12. 2022

서랍 속 자작시 - 꽃의 슬픔

사랑과 가족에 대하여

꽃의 슬픔

              hongfamily


나비를 불러들이기 위해서였을 것이다

더러는 벌을 불러들이기 위해

혹은 새를 불러들이기 위해

너는 화장을 하고 향수를 뿌렸으나

어느 사내의 손에 꺾여

그와 함께 살아진다


그는 꽃이 아니기에

꽃이 꿈꾸는 그런 미래 대신

꽃을 닮았다고 우겨대는

그를 닮은 그런 아이들과 함께

꽃밭이라 우겨대는 곳을 만든다


부디 다음 생에는

내가 너를 꺽지 않기를

그리하여 꽃 한 송이가

꽃밭이 되는 너의 꿈을 방해하지 않기를


꽃의 슬픔은

나의 기쁨이요 행복이었으나

길가에 핀 꽃들이 흔들리는 것을 보며

오래전 나의 사기성을 반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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