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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YT 4시간전

[공론장의 새로운 구조변동] 위르겐 하버마스

자본주의의 등을 탄 민주주의는 늘 위태롭다. 그래서 민주주의적 실행의 과정은 헌법적 합의(권위)에 비추어 그 정당성은 항상 재검토되어야 한다. 현대 사회에서 정치적 참여의 공적 영역과 개인적인 사적 영역은 분리되어 있지만, 붙어있는 동전의 양면 같은 모습을 띤다.(동근원적) 민주주의 사회의 개인은 사적영역에만 머물 수 없고, 공론장을 통하여 공적인 영역과 만난다. 이렇게 개인과 공적영역 간의 중간에 위치한 공론장은 ‘토의(숙의)’를 통하여 작동하는데, 이 과정은 서양철학의 ‘합리성’의 기반에 세워져 있다. 이 책은 그의 히트 저작 [공론장의 구조변동]에 근거하여 공론장의 철학적 의미와 실천적 방법에의 인식론적 근거를 이야기하며, ‘토의’가 왜 중요하고, 필요한지에 대한 설명을 하버마스의 소논문과 인터뷰를 통해 드러낸다. 그러면서 하버마스는 ‘새로운’이라는 말을 덧붙임으로써, 최근 소셜미디어 플랫폼들에서 일어나고 있는 정치적 공론의 경향과 의미에 대한 평가를 더하고 있다. 이것이 이 짧은 책의 구조다.

디지털 플랫폼은 모두가 작가로 참여하여, 다원주의적 가치를 확대하고, 과거의 권위(주요 언론매체)를 해체하는 듯, 공론장의 한계가 극복된 것으로 보이지만, 그 경제적 하부구조(집적된 데이터의 상업화)와 자본가의 책임 회피등으로, 공론장의 중요한 역할 중 하나인 ‘편집적’ 성격을 상실하고, 선호와 관점만을 첨예하게 드러내는 결과를 만들고 있다. 하버마스는 이를 공론장의 파편화로 이야기한다. 하지만 나에게 ‘파편화’는 ‘경화’로 보인다. 플랫폼의 알고리즘에 의하여 개인의 신념은 강화되고, 디지털 공론장은 약간의 다름도 허용하지 않는 딱딱한 것이 되어가기 때문이다. 달리는 자본주의의 민주주의는 말랑해야 한다. 움직임, 흔들림과 같은 방향을 타지 않으면, 딱딱한 나무 인형은 말에서 떨어질 수밖에 없다. 하버마스가 이야기하는 토의(숙의)의 방법론도 최초의 형성을 기억하고, 계속 자신의 신념을 강화하거나 바꿔가고, 타협하고, 합의하는 말랑한 과정이다. 이것은 합리성의 지형이고, 이를 만들어가는 우리는 당위의 세상을 만들어가는 것이다. 이성적 합리성을 믿고 토의(숙의)를 통해 우리는 합리성이 지정하는 당위의 세상으로 나아가야 한다. 당위의 세상으로 나아가는 힘은 단순한 분석이 아니라 지향인 ‘의지’에서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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