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관계자의 마음을 읽는 법

책 속에 길이 있다

by 비둘기

한때 나는 출판사를 안 좋은 시선으로 바라봤다. 책에서 가장 중요한 건 역시 원고다. 따라서 책에 가장 큰 공헌을 한 사람은 작가다. 하지만 작가들의 인세는 많아야 10%이다. 8%가 보편적이며 요즘은 6%를 제시하는 곳들도 많다. 2만 원짜리 책 한 권을 팔면 서점은 약 30% 6,000원은 서점에서 챙긴다. 출판사는 약 60% 12,000원을 챙긴다. 열심히 글을 쓴 작가는 겨우 10% 2,000원을 챙긴다. 이건 너무나 불합리하다. 출판사는 작가들 덕에 돈을 벌면서 작가들에게 정당한 보상을 하지 않는 악덕 사업체이다.



저 시절 나는 얼마나 순수한 뇌를 가지고 있었던가. 부끄러울 지경이다. 독립 출판을 배우며, 나는 책 한 권이 어떤 과정을 거쳐서 세상에 나오는지 알게 되었다. 책은 단순히 원고를 인쇄한 상품이 아니었다. 어떤 주제의 이야기를 쓸지 기획하고, 목차를 정리하고, 원고를 쓰고, 원고를 고치고, 고치고, 또 고치고. 책의 크기를 정하고, 책의 표지와 내지를 디자인하고, 인쇄하고, 서점에 유통하고, 책이 나왔음을 이리저리 홍보하고. 출판사가 하는 일이 이토록 많다니..



2만 원짜리 책 한 권을 팔았을 때 번 12,000원으로 출판사는 편집도 해야 하고, 디자인도 해야 하고, 인쇄도 해야 하고, 마케팅도 해야 한다. 그나마 작가는 책이 안 팔리면 기분이 조금 상하는 정도이지만, 출판사는 책이 잘 안 팔리면 사업이 흔들린다. 이제는 안다. 출판사에 몸 담고 있는 이들은 진정으로 책을 사랑하는 이들이라고.



출판사는 엄연한 사업체다. 돈을 벌어야 한다. 그것도 '책'이라는 세상이 점점 외면하는 상품으로 살아남아야 한다. 따라서 출판사는 잘 팔리는 책을 원고를 원한다. 출판사 관계자들은 숱한 경험으로 알고 있다. 어떤 원고는 팔리고, 어떤 원고는 팔리지 않는지. 따라서 기획 출판을 준비하고 있다면 그들의 깐깐한 기준을 통과해야만 한다.



그들은 어떤 기준으로 원고를 판단할까? 아는 편집자라도 있으면 물어보고 싶지만, 안타깝게도 내 주위엔 편집자가 한 명도 없다. 그래도 실망하지 말자. 방법이 있다. 우리에게는 비전공자들의 희망 류귀복 작가가 있다. 그는 말한다.


1% 미만인 원고 채택률을 가시적인 수준으로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출판사 담당자가 어떤 원고에 관심을 두는지 알아야 한다. …. 출판사 관계자가 쓴 책을 부지런히 읽으면 눈이 확 밝아진다. 보이지 않던 세상이 보인다. 기획력이 생기면서 근거 있는 자신감이 몸집을 불린다.

<태어난 김에 책쓰기> / 류귀복


주위에 아는 출판사 사장님이나 편집자가 없더라도, 우리에겐 책이 있다. 류귀복 작가는 출판 관련 책을 50권 가까이 읽었다. 그 후 그는 오직 출판 기획서 한 장만으로 출판 계약에 성공하게 된다. 사실 그 출판 계약서는 한 장이 아니었다. 그 한 장엔 그가 읽은 50권의 책이 보이지 않게 녹아들어 가 있었다.



류귀복 작가는 친절하게 예비 저자가 읽기 좋은 책 10권을 골라주었다 그 10권이 궁금하다면 류귀복 작가의 <태어난 김에 책쓰기>를 읽어 보시길….



쓰는 책마다 베스트셀러가 되는 고명환 작가는 한술 더 뜬다.


만약 식당을 차리고 싶다면 관련 서적을 100권만 읽어보라. 절대 망하지 않는다. 학원을 열고 싶다면 학원과 관련된 책을 100권만 읽으면 된다. …. 나에게 필요한 책을 2년 동안만 집중해서 읽어보자. 2년 후면 새로운 나로 다시 태어난다. 한 분야의 책을 100권 이상 읽은 사람이 많지 않기 때문에 당신이 성공할 확률은 매우 높다.

<책 읽고 매출의 신이 되다> / 고명환



50권도 많은데, 100권이라니….

세상에 정말 쉬운 일이 없다.



처음부터 너무 무리한 목표를 설정하면 포기만 빨라진다. 10권이나 제대로 읽어보기로 했다. 류귀복 작가의 추천 도서를 하나하나 모았다. 도서관과 밀리의 서재를 뒤져보고, 없는 책들은 서점에서 샀다. 시간 날 때마다 틈틈이 읽었다. 이제 5권 정도 읽었는데, 편집자님들의 마음이 조금씩 보이기 시작한다.



부작용도 있다. 출판사를 차리고 싶은 마음이 자꾸만 생긴다. 책을 쓰신 출판사 대표님, 편집자님들 모두가 출판계의 어려움을 토로하지만, 왠지 모르게 나는 성공할 것 같은 기분이 든다. 다행히도 나는 교사이다. 공무원은 법적으로 사업체를 운영할 수 없다. 몸이 아파 휴직 중이라도 그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 출판사를 차리려면 교사를 그만두어야 하는데, 그렇기엔 나는 아직 이 직업을 사랑한다.



결국 출판사를 차리고 싶은 마음은 접었다. 책에서 읽은 내용들을 잘 정리하고, 내 책에 적용하여 기획출판에 성공하는 것을 목표로 달려 나가고 있다. 그 과정의 기록은 나에게도, 예비 저자들에게도 도움이 될 것이라 믿으며, 오늘도 열심히 책을 읽고, 기획서를 쓰고, 원고를 고친다.




#작가의 말


요즘은 에세이를 많이 읽고 있습니다.

원래 소설이나 인문 도서들을 주로 읽고,

에세이는 그리 좋아하진 않는데,

에세이를 잘 안 읽는 에세이 작가는 뭔가 모순되더라고요.



읽다 보니

다른 장르에서 느낄 수 없는

에세이만의 장점이 있네요.

요즘은 이슬아 작가의 책을 많이 읽습니다.

문장이 정말 섬세하고 날카롭습니다.

어떻게 하면 저런 문장을 쓸 수 있는지..

부럽습니다.



원고는 계속 고치고 있는데,

자꾸 뭔가가 부족하게 느껴지네요.

브런치에 올릴 때만 해도 완벽하다고 생각했는데,

지금 보니 형편없는 글이 많습니다.

그동안의 글을 다시 내리고 싶을 정도로 부끄럽네요.

그런 글도 재밌게 읽어주신 작가님들께 감사할 따름입니다.



그렇게 글을 고치다 보니,

어느새 연재날이 다가왔네요.

매일 같이 글을 쓰다가

이제는 일주일에 두 번만 쓰면 되니,

여유가 있을 줄 알았는데,

시간이 참 빠르게 지나갑니다.

그래도 이렇게 연재를 약속한 덕분에

잊지 않고 글을 쓰게 됩니다.

다 쓰고 나니 뿌듯합니다.


다음 편은 류귀복 작가가 가장 강조하는

‘기획’에 대해서 써보겠습니다.

<태어난 김에, 책쓰기>와

출판사 편집자님들께서 쓰신 여러 책에 나오는 내용을

잘 버무려서 맛있는 한 그릇으로 만들어보겠습니다.



오늘도 읽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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