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아두면 쓸모 있는 출간의 종류
153p.
저자 부담금이 1원이라도 있으면 일단 거르는 게 답이다.
출판사에서 제작비 전액을 부담하는 경우에만
“초판은 몇 부 찍으실 계획이신가요?”라고 물어보자.
<태어난 김에 책쓰기> / 류귀복
류귀복 작가의 <태어난 김에 책쓰기>를 읽고 과감히 책쓰기를 도전했다. 책에 나온 내용을 하나하나 곱씹으며 준비 중이다. 하나 고백할 게 있다. 나는 책을 출간한 경험이 있는 작가다. 한 권도, 두 권도 아닌 세 권을 출간했다. 책을 이미 써본 사람이 책쓰기 도전을 하는 것을 혹여나 기만으로 여기는 분들이 계실까 하여 서둘러 덧붙인다. 그 세 권의 책 중에 ‘기획 출판’으로 출간된 책은 한 권도 없다. 그리고 나는 이번에 류귀복 작가의 도움을 받아 최초로 ‘기획 출판’을 도전한다.
설명이 필요한 것 같다.
1. ‘기획 출판’은 무엇인가?
2. 그럼 너는 그동안 책을 어떻게 출판했나?
책을 출간하는 방법은 크게 4가지다. 독립 출판, 기획 출판, 반기획출판, 자비 출판. 이 네 가지 방법을 하나씩 살펴보면 첫 번째 질문에 대한 답이 나온다.
3년 전 인스타그램에서 한 광고에 눈길이 머물렀다.
‘6주 독립 출판 클래스. 6주 후에 내 책이 세상에 나옵니다.’
장소를 보니 집에서 멀지 않았다. 홀린 듯이 수업을 신청하고, 6주 동안 열심히 배웠다. 책이 세상에 나오기까지 얼마나 많은 과정을 거치는지 알게 되었다. 어떤 책을 쓸지 기획하고, 원고를 쓰고, 초고를 수도 없이 고치고, 표지와 내지를 디자인하고, 인쇄소에 인쇄를 맡기고, 책을 서점에 유통하고, 사람들에게 책을 알리고..
이 모든 활동을 혼자서 해내야 한다. 할 일은 많지만 매력있는 작업이다. 세상의 비슷비슷한 모양과 크기의 책이 아닌 나만의 개성을 살린 책을 만들 수 있다.
내 첫 번째 책 <사라진 모든 것들에게>와 세 번째 책 <이 빌어먹을 세상엔 로큰롤 스타가 필요하다>는 처음부터 끝까지 내가 만든 책이다. 그만큼 애정이 가는 책들이지만, 세상은 내 고생을 알아주지 않는다. 내 책을 열심히 알려주고 서점에 올려줄 출판사 없이 책을 홍보하는 건 정말 외로운 일이다. 대신 서점 수수료만 빼면 인세는 모두 내 것이다. 책을 알릴 수 있는 자기만의 마케팅 채널이 있다면 독립 출판도 나쁘지 않다.
나는 그런 채널이 없다. 나를 아는 사람, 내 책을 아는 사람은 세상에 많이 없다. 방 한 켠엔 독립 출간을 한 두 책의 재고가 쌓여있다. 독립출판은 책 보관도 우리 집에 해야 한다. 잔뜩 쌓인 책은 방의 미관을 크게 해친다. 물론 창고를 빌리면 되지만, 책은 그 창고비를 감당할 만큼 팔리지 않는다.
재밌는 책인데..
왜 안 읽지..
내가 이번에 도전하는 방식이자, 류귀복 작가가 <태어난 김에 책쓰기>에서 권하는 방식이자, 우리가 ‘출판’하면 생각하는 그 출판 방식이다. 작가가 투고한 원고를 보고, 출판사는 출간 계약을 한다. 작가는 원고를 넘기고, 출판사의 편집자와 함께 원고를 고친다. 디자인, 인쇄, 홍보, 판매 등은 모두 출판사가 맡고 책이 팔리면 작가는 일정한 비율의 인세를 받는다.
작가는 비용이 전혀 들지 않는다. 오히려 계약금으로 돈을 받기도 한다. 하지만 출판사는 자선 사업가가 아니다. 출판사도 어깨가 무겁다. 책 한 권을 내려면 편집자 월급, 디자인 비용, 인쇄 비용, 유통 비용 등 돈 쓸 때가 많다. 마케팅 비용도 만만치 않다. 당연히 출판사도 엄연한 사업체이다. 돈을 벌어야 하기에 팔릴 만한 원고를 찾는다. 따라서 기획 출판을 도전한다면 ‘내 글이 팔릴만한 글인가?’를 생각해야 한다.
내 글은 팔릴만한 글인가?
급격히 자신감이 없어진다...
기획 출판을 가장한 자비 출판이다. 나는 두 번째 책 <거북이도 달리면 빨라집니다>를 반기획 출판으로 출간했다. 그땐 그게 반기획 출판인 줄도 몰랐다. 당연히 기획 출판인 줄 알았다. 애써 썼던 원고를 수많은 출판사에 투고하고 기다리고 있었다. 어느 날 한 출판사에서 원고에 대한 자세한 피드백을 주며 출간 의사를 밝혔다. 심지어 그 출판사는 계약금까지 주겠다고 했다. 숱한 거절 메일 속에서 이런 메일을 받으니 가슴이 설렜다.
자세히 보니, 아래 조건이 있었다. 예약판매를 통해 200부를 책임져 달라는 이야기였다. 200부 중 100부만 팔린다면 나머지 100부는 작가인 내가 사야 하는 방식이었다. 이곳저곳 책이 나왔다며 알려봤지만, 아직 책도 나오지 않은 상태에서 200부를 파는 건 무리였다. 결국 50권이 넘는 책을 고스란히 내가 사야 했다.
반기획 출판의 가장 큰 단점은 출판사가 내 책을 열심히 팔 의지가 없다는 것이다. 출판사는 이미 예약판매를 통해 리스크를 줄였다. 내 책이 잘 팔리면 좋지만, 안 팔려도 손해는 보지 않는다. 내 책을 열심히 파는 것보다, 또 다른 원고를 책으로 만드는 것이 훨씬 이득이다. 그렇게 애써 쓴 내 책은 세상에서 점점 잊혀진다.
참 재밌는 책인데..
내 책이지만.. 진짜 재밌는데..
달리기나 마라톤을 좋아하시는 분들이라면 <거북이도 달리면 빨라집니다> 많은 사랑 부탁드립니다.
내가 쓴 글을 내 돈을 주고 출간하는 방식이다. 이건 뭐 도전이랄 게 없다. 일정 분량의 글만 준비되어 있으면 언제든 할 수 있다. 네이버 검색 창에 '자비 출판'이라고 치면 여러 회사가 나온다. 그 중 조건에 맞는 곳을 골라서 출판하면 된다. 더이상 설명이 필요 없을 듯하다.
이렇게 출판 방식을 살펴봤다. 반기획 출판으로 한 권. 독립 출판으로 두 권을 출간한 나는 이제 첫 번째 기획 출판을 하는 것이 목표다. 이 목표를 이루기 위해 류귀복 작가의 책을 읽고 또 읽는다. 인덱스를 붙이고, 밑줄을 긋는다. 류귀복 작가가 추천한 다른 책들도 몽땅 읽는 중이다.
다음 글은
‘편집자들은 누구인가?’
‘편집자들의 마음에 들기 위해선 어떻게 해야 하는가?’
에 대해 깊이 탐구해보려고 한다.
요즘은 하루 종일 바쁩니다.
류귀복 작가의 책을 반복해서 읽고,
작가님이 추천해주신 다른 책들도 살펴보고 있습니다.
브런치에 썼던 제 원고도
퇴고를 하기 위해서
한글 파일에 모두 복사했습니다.
그땐 잘 썼다고 생각했던 글이지만,
고쳐야 할 부분이 많네요..
천천히 시간을 두고 고쳐나가려고 합니다.
지난 번에 제가 쓴 첫 도전 글에
많은 분들이 응원해주셨습니다.
이렇게 많은 분들의 응원을 받았으니,
중간에 멈추지는 못할 것 같네요.
결과는 알 수 없지만,
최선을 다하는 과정을
충실하게 기록해보겠습니다.
앞으로도 지켜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