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쓰기를 도전해 봅니다.
지난주 금요일, 브런치북 <춤을 추며 절망이랑 싸울 거야>의 연재를 마쳤다. 6주 동안 주말을 제외하고는 매일 글을 썼다. 그렇게 정성을 쏟았던 브런치북이 완결되니, 나에게 작은 휴식을 주고 싶었다. 한 주 동안은 글을 쓰지 않겠다고 선언하고, 아내와 함께 제주도에 다녀왔다. 성산 일출봉도 보고, 유채꽃밭에서 사진도 찍고, 귀여운 조랑말도 구경했다. 갈치조림도 먹고, 문어볶음도 먹고, 고기국수도 먹었다.
매일 반복되는 평범한 나날도 행복이지만,
일상을 떠난 특별한 날들도 행복이었다.
‘노는 게 제일 좋아’라는 뽀로로의 말은 30이 넘은 이 나이에도 참인 명제다. 매일 아침 일과였던 글쓰기를 하지 않자, 놀 시간이 참 많았다. 하지만, 언제나 쉬는 시간은 빨리 끝난다. 어느새 약속한 일주일이 지났다. 오늘 아침 다시 글을 쓰러 노트북 앞에 앉으니, 악마가 나를 유혹했다.
그냥 일주일 더 쉬어.
어차피 무명작가잖아.
너 기다리는 사람도 많이 없을 거야.
악마의 말이 꽤 타당했다.
논리적이고, 이성적이었다.
사실이자, 진실이었다.
노트북을 덮고, 책을 꺼내서 침대로 갔다.
누워서 책을 보다 보니 자세도 불편하고 지겨웠다. 기분 전환 겸 분리수거를 하고 오니, 현관문 앞에 웬 책이 하나 배송되었다. 최근엔 아무리 생각해도 책을 산 적이 없다. 의문을 가지고 택배를 뜯었다. 한 달 전쯤 펀딩을 했던 류귀복 작가의 책 <태어난 김에, 책쓰기>였다.
노란 표지가 예뻤다. 안 그래도 심심했는데, 잘 됐다 싶었다. <태어난 김에, 책쓰기>를 들고 침대에 누웠다. 한 장, 두 장 넘기다 보니 기억하고 싶은 문장이 많았다. 서재에 가서 인덱스를 챙겨 다시 침대에 누웠다. 그렇게 침대에서 책 한 권을 다 읽어버렸다. 온갖 미디어에 노출되어 집중력이 박살 난 요즘의 나에게, 이런 책은 정말 오랜만이다.
이 책은 놀라운 힘이 있었다. 읽고 나니 쓰고 싶어진다. 한 주 더 글쓰기를 쉬라는 악마는 이 책의 성스러운 기운에 사라져 버렸다.
그리고, 나는 이렇게 노트북 앞에 앉아 있다.
류귀복 작가는 말한다.
59p. 모든 삶이 곧 글이니 당신의 삶도 충분히 책이 될 수 있다.
고개를 끄덕거렸다.
‘음. 그렇고 말고. 내 삶도 책이 될 수 있지.’
그동안 열심히 썼던 브런치북 <춤을 추며 절망이랑 싸울 거야>가 생각났다. 연재를 마치고 후련한 마음도 있었지만, 이대로 끝내기엔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던 글이었다. 그동안 쓴 글에 추가하고 싶었지만, 30화의 분량 제한 때문에 쓰지 못했던 글을 합쳐 출간하고 싶었다. 그렇게 아름다운 생각을 펼쳐 나가고 있는데, 바로 다음 페이지에 류귀복 작가는 나를 자극하는 이야기를 한다.
60p. 필자는 2년 가까이 브런치에서 출간 전도사 역할을 하며 책쓰기를 전파 중이고. 댓글로 선교(?)하면 반응이 좋지만, 결과는 완전히 다른 영역이다. 예상과는 다르게 신도가 팍팍 늘지 않는다. 현재까지 기획출판에 성공한 사례가 열 명 미만이다.
기획출판에 성공한 사례가 열 명 미만이라고?
그럼 내가 열 명 안에 들어봐야겠다.
그리하여 이렇게 도전을 시작한다.
<태어난 김에, 책쓰기>에서 제시한 그대로 투고 준비를 해보겠다. 그 과정을 생생하게 남겨볼 생각이다. 내가 남긴 발자국이 책을 쓰고 싶은 모든 이들에게 이정표가 된다면 좋겠다. 출간에 성공하면 모든 영광을 류귀복 작가에게 돌릴 것이다. 만약 출간에 실패하면. 뭐..
제 탓이오.
제 탓이오.
저의 큰 탓 이오리다.
이 도전의 끝에서 웃길 바라며,
<태어난 김에, 책쓰기> 따라 하기 프로젝트를 시작한다.
65p.
시간이 나면? 쓴다.
시간이 부족하면? 쪼개서 쓴다.
시간이 안 나면? 만들어서 쓴다.
한 줄로 요약하면? 출간하는 그날까지 쓴다.
이 책을 읽고 루틴을 실천하면 출판계약서에 이름을 쓴다!
129p. 이 책을 읽고도 투고하지 않는 자는 유죄다! 이른 시일 내에 투고를 시작하여 당신의 죄를 사하길 바란다.
류귀복 작가님의 브런치 스토리
https://brunch.co.kr/@gwibok
#작가의 말
일주일 동안 푹 쉬고 돌아왔습니다.
막상 돌아오니 뭘 써야 할지 고민이었는데,
류귀복 작가님의 책이 그 고민을 해결해 주었네요.
이번 주부터는 일주일에 두 번 브런치에 글을 쓰고,
나머지 날들은 원고를 추가하고, 고치려고 합니다.
이 도전이 어떻게 끝날지 저도 궁금하네요.
함께 지켜봐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