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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비둘기 Oct 22. 2024

초고(草稿)

어설픈 삶이라도..

요즘 원고 수정 작업으로 바쁘다.

글은 참 신기하다.

고치고 고쳐도 끝이 없다.

벌써 세 번째 퇴고가 끝나고,

네 번째 읽는데도 여전히 부족한 부분이 보인다.     


 

초고(草稿)가 그대로 책이 됐다면 어떨까?

아찔하다.

고치고 또 고쳐도 여전히 삐걱거리는

이런 못난 글이 

종이 위에 박제되어 

세상을 떠돈다면

부끄러워 잠을 잘 수 없을 것 같다.      



한때는 내 초고(草稿)가 괜찮아 보였다. 

가끔은 내가 셰익스피어보다 낫다고 생각한 적도 있다.

초고(草稿)를 일기장 속에 감추지 않고

수많은 사람에게 공개한 이유도

꽤 좋은 글이라 여겼기 때문이다.

초고의 어설픔은 언제나 지나고 나서야 알게 된다.      



우리는 삶의 초고(草稿)를 쓰고 있다.

줄인 교복의 어색함은 20대가 되어야 안다.

20대의 서투름은 30대가 돼서야 보인다. 

최선을 다해 써내려가는 30대의 원고도 

훗날 돌이켜보면 어설프기 짝이 없을 것이다. 


    

못난 글은 고치면 되지만,

쓰지 않은 글은 손 쓸 수 없다.

초고(草稿) 쓰기를 두려워한다면

우리 삶은 백지로 남게 된다.



그러니 초고(草稿)의 부족함을 겁내지 말자.

쓰고, 고치고, 쓰고, 고치고를 반복하며

우리 삶은 앞으로 나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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