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나먼 지인의 축의금 얼마가 적당할까?
01. 머나먼 지인의 축의금 얼마가 적당할까?
누구나 한 번쯤 이런 고민을 해봤을 것이다. “축의금 얼마를 내야 할까?” 요즘 들어 지인들의 결혼 소식이 들리기 시작한다. 친한 지인이 아닌 머나먼 지인의 결혼 소식이다. 결혼식을 안 가도 전혀 서로 섭섭해하지 않을 관계. 만약 축의금을 냈다 하더라도 자신의 결혼식에 연락조차 안 될 것 같은 불확실한 관계 속에서 우리는 축의금을 내는 것이 맞는가? 나는 또 한 번의 딜레마에 빠졌다.
옆 부서의 직장동료, 학창 시절에 말 한마디도 안 해본 친구 등 결혼식을 가는 게 맞는지 조차 확신이 안 서는 관계인데 과연 우리는 결혼식에 가서 축하를 해주고 축의금을 내야 할까? 물론, 자발적으로 가는 것이 아니라 몇 년 만에 갑자기 연락이 온 경우이다. 이럴 경우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 그렇다고 연락을 무시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젠장. 요즘은 모바일 청첩장에 계좌번호도 있다. 그냥 결혼식을 안 가고 계좌로 5만 원을 보내주는 것이 제일 바람직한 선택일까? 아니면 그냥 연락을 무시하는 것이 좋은 선택일까? 또, 요즘은 3만 원만 내면 욕먹는다는데 3만 원만 내고 욕 한번 시원하게 먹을까? 정말 어려운 고민이다. 난 결국 5만 원을 보내기로 결심하였다.
이 글을 읽고 계시는 독자분들이 나보다 이런 경험이 훨씬 많을 것이라 생각한다. 이럴 경우 어떻게 대처를 해야 하는지 여러분들의 생각이 궁금하다. 평소에 연락한 번안 하다가 갑자기 연락해서 모바일 청첩장을 띡 보낸다면. 어떻게 대처를 해야 할까? 5만 원이면 어린이날을 맞아 우리 아들, 딸 장난감 하나씩 사줄 수 있는 돈이다. 어떻게 해야 서로 기분이 상하지 않으면서 좋게 마무리를 할 수 있을까?
5만 원? 3만 원? 그냥 모른 척? 혹시 10만 원 이상?
참고로 결혼식이 끝나면 연락이 될 가능성이 현저히 낮은 관계이다.
02. 정말 친한 친구의 결혼식, 하지만 지갑 사정이 좋지가 않다면?
얼마 전 뉴스를 보았다. 정말 친한 친구가 축의금으로 5만 원을 냈다는 것이다. 그 친구는 취준생으로 지갑 사정이 좋지 않았고, 결혼을 한 친구를 위해 자신의 전재산을 내놓은 것이었다. 그는 친구들로부터 한 얘기를 들었는데 친구들이 그 친구한테 밥을 같이 먹고 가자고 했지만 그는 밥을 먹지 않고 서둘러 결혼식장을 빠져나왔다는 것이다.
그 친구의 심정을 이해하면 너무 가슴 아픈 이야기다. 정말 친한 친구의 결혼식에 5만 원 밖에 낼 수 없다는 현실이 정말 힘들었을 것이다. 그래서 그 친구에게 피해를 주지 않고자 밥을 먹지 않고 그냥 서둘러 결혼식장을 빠져나온 것이다. 그에게 있어 5만 원은 정말 소중한 돈이었는데 그걸 친구에게 내놓았다는 것은 자신의 전부를 준 것과 다름없다.
우리는 이 친구의 축의금 5만 원과 다른 친구들의 축의금 10만 원을 놓고 비교를 해서는 안된다. 돈으로 우정의 깊이를 판단한 것은 잘못된 것이다. 전재산이 10만 원인 사람에게 5만 원이 굉장히 큰돈이 될 수 있고 전재산이 1억 인 사람에게 10만 원이란 작은 돈이 될 수도 있다. 사람들마다 받아들이는 돈의 가치가 전부 다르므로 우리는 금액만으로 쉽게 판단해서는 안된다.
만약 여러분들의 가장 친한 친구가 축의금 5만 원을 보내거나 아예 결혼식조차 오지 않았더라면 섭섭해하기 전에 먼저 그 친구의 사정을 한번 들어봐야 할 필요가 있다. 또한, 정말 친한 친구라면 솔직하게 지갑 사정이 좋지 않다고 얘기를 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지 않을까 싶다. 정말 친한 친구라면 이해를 해줄 것이다. 돈이 우정보다 더 소중한 관계라면 그 우정은 이미 의미가 없는 관계이다.
축의금은 본인의 재정상황에 무리가 가지 않는 선에서 자신이 내고 싶은 만큼 내면 된다. 누구도 금액이 “많네”, “적네” 할 수 없다. 언제까지나 모든 선택은 본인이 하는 것이다. 책임 또한 본인이 지는 것이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