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사와 교사 사이 그 어디쯤에

by 진영

내가 초등학교 때부터 장래 희망란에 제일 많이 썼던 것은 '교사'였다. 그 당시 보통의 일반적인 여자초등학생들이 가장 많이 쓰는 장래희망이기도 했다. 그 시절 우리는 우리가 들어본 혹은 부모님이 가르쳐주는 몇가지 직업명을 가지고 장래희망란을 채우곤 했었다. 보통은 '교사, 약사, 변호사, 판사, 경찰' 이었다. 좀 원대한 꿈을 가진 아이는 '대통령'을 쓰기도....

학년이 올라가고 나이를 먹어 갈수록 장래희망란을 채우던 찬란한 직업들은 다양한 형태로 변질(?)이 되어 다양한 밥벌이를 하면서 우리는 살아간다. 그리고 하나의 직업을 가지고 평균 10년 정도 살다보면 어느 순간 매너리즘(매너리즘이 오는 시점은 개인차가 있기에 평균 10년이라고 본다)이 찾아오고 자꾸 나에게 질문하게 된다. '나의 꿈이 뭐였더라?', '내가 이렇게 살고 싶었나?', '이렇게 사는게 맞나?'

이런 질문은 내가 원하는 직업을 갖게 되었든 갖지 못하게 되었든 마찬가지다.

그 나이가 보통 40즈음인 것 같고, 그래서 우리는 그때를 사십춘기라 이름 붙여주고 있다.


나도 요즘 거의 매일 나에게 이런 질문을 던진다.

"내가 어떻게 살고 싶었지?"

'어떻게 사는게 맞는 거지?"


'직업명' 하나로 한 사람의 인생이 말끔하게 정리되어지는 것은 아니라는 걸 이제 좀 알 것 같은 나이 43.


나의 작은 독서교실에 서서 책장을 은근한 눈빛으로 바라보고 있노라니,

'아 그렇지.. 나 이렇게 살고 싶었지. 아이들과 책을 읽고, 이야기를 나누고, 아이들 하나 하나를 존중해주고 싶었지'


강사인지 교사인지 뭐라고 단정지을 수 없는 내 삶을 바라보면서, 도대체 뭐라고 명명하기 어려운 나의 직업을 보면서, 진짜 선생의 모습을 고민하면서


'강사와 교사 사이 그 어디쯤에' 있는 내 삶의 모양과 색깔을 고민하며 오늘도 독서교실의 문을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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