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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태연 Jun 20. 2023

음양 VS 배추도사 무도사

관상 연애학

  



 양기 강한 여자들은 음기 강한 여자보다 사회생활을 잘하는 편이다. 암탉이 울면 집안이 망하는 것이 아니라 흥하는 시대가 되었다. 원래 ‘꼬끼오’하고 우는 것은 수탉이다. 수탉만 운다. 양이기 때문이다. 암탉이 운다는 것은 양기가 뻗친 암탉이라는 의미도 된다. 모양새는 암컷일지언정 수컷의 기질을 더 많이 갖고 있어 수탉이 하는 일까지 잘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러함에도 남녀상열지사와 관련된 일에서는 역시나 난색을 표한다.   

   

  남녀의 가장 근본적인 차이는 호르몬에 기인한다. 이를 과학적으로 설명한다면 복잡할 것이나, 음양의 이치로 설명하면 단순하다. 음양은 두 가지의 기(氣)가 서로 대립하고, 의존하고, 조화를 이루기 위해 끊임없이 움직인다. 남녀도 마찬가지다. 상반된 것이지만 서로 끌어들이는 성질을 가지고 있다. 남자는 무조건 양이고 여성은 무조건의 음이 아니다. 음양의 각 기질이 주(主)가 되면서 반대편의 성향을 적당히 가지고 있어야 조화롭다. 조화로워야 서로 잘 맞고 오래간다. 말하자면 누구나 더 많고 적음이 있으나 본능적으로 자신의 부족한 면을 보완해 주는 상대를 찾고 맞춰가려고 한다.   

  

  암탉이 울면 사회적 성공은 있으나 애정사에는 굴곡이 발생한다. 세상이 아무리 변해가고 있다한들 음양의 근본 이치는 변하지 않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결혼을 하면 여자는 쪽진 머리를 하고, 남자는 상투를 틀었다. 여자는 생식기가 앞쪽을 향해있는 구조이므로 뒤로 쪽을 찌고, 남자의 생식기는 아랫방향으로 있기 때문에 상투를 위로 틀어 음양을 맞춘 것이다.      




  음양의 기본 성질을 무와 배추를 통해 분간해 보자. 무는 양이고 배추는 음이다. 무는 낮에 태양빛을 받으면서 자라고, 배추는 밤에 달빛을 받으면서 자란다. 무는 남성의 심벌(symbol)을 닮았고, 배추는 여성의 심벌(symbol) 모양을 하고 있다.    

 

  무의 뿌리는 땅에 묻혀 자란다. 땅은 음이기 때문에 양인 뿌리를 받아들인다. 음양의 조화다. 무는 기운이 뻗치면 위로 쑥 삐져나온다. 고로 양은 양다워야 하는 것이다. 양기는 밖으로 발산하는 기운이다. 보여주고, 뽐내고, 잘난 척하고 숨기 지를 못한다. 양은 다 보이므로 무섭지 않지만, 음은 보이지 않으니 더 무섭다. 오뉴월에 서리를 내리게 하는 것은 음이다.     

 

  배추는 태양의 기운을 빨아들인다. 뿌리는 작고 양기를 받아들이는 잎이 훨씬 크다. 배추가 어느 정도 성장하면 속을 옹골차게 만들기 위해 지푸라기로 싸매어 준다. 배추는 쪼개지 않는 이상 속을 알 수가 없다. 숨기고 저장하고 잘 감춘다. 속이 훤히 보이면 더 이상 음이 아닌 것이다. 이것이 음의 기본 속성이다.   

   

  태양은 늘 그대로의 형태를 지니지만, 달은 태양과 지구의 위치에 따라 주기별로 그 모습을 조금씩 변형한다. 달 모양이 자주 바뀌듯이 여자의 기분도 시시때때로 변한다. 남자의 성격이 종잡을 수 없다면 남자다운 남자는 아닐 것이고, 여자가 변덕스럽지 않다면 그 또한 여자다운 여자는 아닐 것이다.  

    

  서로 다른 기운을 받은 무와 배추는 어떻게 조화를 이룰까. 추운 겨울에 김장을 한다. 겨울도 음이고 배추도 음이다. 주재료는 배추지만 부재료로 쓰이는 것은 모두 양기가 강한 것들이다. 찹쌀, 무, 고춧가루, 생강, 마늘 등이 그것이다. 이렇게 음양 비율을 맞추고서도 뭔가 부족하면 무를 큼지막하게 썰어 배추 사이사이에 끼워 넣는다. 부족하면 더하고 넘치면 빼기도 한다. 주재료는 음이나 부재료인 양이 없으면 완전한 배추김치가 되지 못한다.      


  비단 먹거리뿐만 아니라 인간관계도 그러하다. 완벽한 사람은 없다. 남녀관계에서 ‘좋은 사람’이란 누구나 괜찮다고 하는 사람이 아니라 나와 잘 맞는 사람이다. 관계를 잘 유지하고 행복한 사람은 자신의 기질을 잘 알고 상대방과 맞춰가려고 하는 사람이다.      


  음양의 관계는 상호호근(相互互根)과 상호제약(相互制約) 두 가지가 중요하다. 상호호근은 음양이 서로 뿌리가 되는 상생의 관계라는 것이다. 남자는 양이니 음을 만나야 흐름이 매끄럽고 사회적으로 이롭다. 양을 만나면 상대적으로 성취가 버겁고 성과도 보상도 다소 떨어진다. 반대로 여자는 양을 만나야 이롭다. 여자가 음을 만나면 불편함이 따르고 노력에 따른 보상도 떨어진다.   

   

  상호제약은 서로 어느 정도 견제해야 한다는 것이다. 양이 너무 강해서 독단적이면 상대적으로 음이 죽게 되고, 음이 너무 강하면 양을 아예 꺼버리게 된다. 배추 농사가 풍년일 때도 있지만 망가질 때도 있는 것은 이러한 조화가 무너졌기 때문이다. 남녀관계에서 일어나는 대부분의 일들은 상호호근과 상호제약의 과정에서 발생하는 일들이 다반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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