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외편
지금까지 글쓰기와는 별개로,평소 즐겨보는 유튜브 채널 '빵송국'의 [무조건 나오는 장면] 검사 편을 보고 혼자 낄낄 거리다가 시쳇말로 TMI, 진지충이 되어보려 합니다. 아래 캡처사진의 출처는 '빵송국' 채널의 [무조건 나오는 장면] 검사 1편, 2편입니다. 길지 않고, 정말 재미있는 영상이니 안 보셨다면 한 번 시청해 보시길 추천합니다. 이 글이 더 재밌게 느껴지실 거예요!
1. 서울중앙지검 검사 배지(badge)가 있을까?
서울중앙지검 검사라고 해서 따로 배지가 있지는 않습니다. 정확히 말하자면 검사는 배지가 없습니다. 목걸이 형태의 공무원증이 있을 뿐인데, 대한민국 검사의 공무원증은 모두 똑같습니다. 공무원증은 여느 회사의 사원증처럼 출입증 역할도 합니다. 공무원증이 없으면 청사에 들어갈 수 없고, 보안구역에는 더욱 들어갈 수 없습니다. 출근할 때, 공무원증을 두고 오는 바람에 눈물을 머금고 다시 집까지 뛰어갔던 일이 몇 번인지 셀 수가 없습니다.
2. 검사들은 서로를 프로라고 부를까?
네, 부릅니다. 정확히는 선배검사가 후배검사를 부를 때, 성에 프로를 붙여 김 프로, 이프로 이런 식으로부릅니다. 검사들이 우리는 프로페셔널! 법의 마스터! 라고 으스대는 의미로 Professional의 프로를 따서 쓰는 것은 결코 아닙니다. 검사의 영어 표현인 Prosecutor의 약어입니다. 의사들끼리 서로를 김 닥, 이 닥이라고 부르는 것과 같습니다. 참고로, 후배검사는 선배검사에게 선배님이라고 부르거나 직함을 부릅니다. 박 선배님, 부장님 이런 식으로 말이죠.
3. 부장검사는 항상 난을 닦고 있을까?
아닙니다. 저는 지금까지 부장검사가 난을 닦고 있는 모습을 본 적이 없습니다. 그리고 부장검사실에는 난이 없는 경우도 많습니다. 부장검사는 1년에 한 번씩 근무지를 이동하기 때문에 짐이 많으면 번거롭기만 합니다. 더구나 무게는 많이 나가고, 실용성이 없으며 옮길 때마다 흙과 돌이 떨어지는 화분은 그저 짐일 뿐이지요. 다만, 부장검사실에는 상패나 기념패, 액자가 많습니다. 근무지를 옮길 때마다 함께 근무했던 동료들끼리 사진을 찍어 액자를 만드는 게 검사들의 전통이라면 전통이기 때문입니다.
4. 검찰청에서는 창 밖으로 산이 보일까?
이런 대답을 드리기는 싫지만 케바케입니다. 검찰청이 전국 각지에 있는만큼 창 밖 풍경도 다양합니다. 만약 드라마의 배경이 서울중앙지검이라면 맞을 수 있겠습니다. 서울중앙지검의 남쪽 사무실에서는 멀리 우면산과 관악산, 그 사이에 서 있는 빌딩들이 보이고, 북쪽 사무실에서는 서리풀공원 숲이 보이거든요! 그리고 드라마에서는 검사가 옥상에 올라가 풍광을 보며 답답한 속을 달래는 장면도 나오는데, 대부분의 검찰청은 안전상의 문제로 옥상 출입이 제한되고 있습니다. 또르륵.
5. 검사들은 좌식 일식당에서 저녁을 먹을까?
답변을 드리기 전, 일식집에 가고 싶습니다. 회, 먹고 싶습니다. 검사들은 야근이 잦습니다. 오전에는 공소장, 불기소결정서 같은 서면을 작성하고, 오후에는 사건당사자를 조사하다 보니 일과시간이 끝나서야 기록을 검토할 시간이 생기기 때문입니다. 야근을 하다가 출출해지면 그때까지 야근을 하던 검사들끼리 삼삼오오 모여 야식을 먹습니다. 메뉴는 주로 삼겹살에 소주. 초임검사 시절, 얼마나 삼겹살을 많이 구웠는지 지금은 눈 감고도 타지 않게! 노릇하게! 육즙 탱탱한 삼겹살을 구울 수 있습니다. 그리고 오와 열이 흐트러지지 않게 가위로 고기를 자를 수도 있습니다. 삼겹살을 먹고 집에 돌아와 내일도 입어야할 쟈켓에 고기냄새가 잔뜩 배어 있을 때면 고기를 굽지 않아도 되는 일식집에 무척 가고 싶었습니다. 아, 제 답변은 아닙니다!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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