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정도언 Apr 22. 2021

나는 왜 거짓말을 하게 되는 걸까

당신이 숨기고 있는 것들 4

말을 꺼내기 전에 세 가지 질문을 던져야 합니다. 


-내가 말하려는 것이 거짓은 아닌가? 

-이 말을 지금 꼭 해야 하는가? 

-되도록 품위 있게 말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왜 굳이 그렇게까지 해야 할까요. 거짓말, 엉뚱한 말, 격이 낮은 말을 피하려고 그렇게 합니다. 


거짓말은 나를 감싸는 옷과 같지만 진실의 비바람 속에서 오래 버티지 못합니다. 진실은 활짝 열린 모습이고 거짓말은 굽어 있습니다. 열려 있어 거침이 없는 진실과 달리 거짓말은 진실에 도달하지 못하고 계속 굽은 길을 갑니다. 거짓말이 거짓말을 낳다가 막다른 골목에 도달하면 끝입니다. 


거짓말은 크게 두 가지 형태입니다. 지켜서 살아남기 위한 자기 보존형 거짓말, 상대를 해쳐서 목적을 이루기 위한 가학형 거짓말입니다. 

자기 보존형 거짓말은 두 가지 이유에서 비롯됩니다. 첫째, 상실에 대한 두려움에서 시작됩니다. 사람이든 물건이든 간에 아끼는 소중한 것을 잃어버리지 않으려는 것입니다. 둘째, 자신에게 가해지는 위협에서 벗어나기 위해 시작됩니다. 

가학형 거짓말의 목표는 상대를 교묘하게 속여서 통제하고 모욕하기 위함입니다. 자기 보존형과 달리 폭력적입니다. 자기 보존형은 피해서 지키는 것이고 가학형은 공격하고 제압하기 위한 것입니다. 



거짓말로 대화의 주도권을 잡으면 다른 사람들이 자신의 말을 믿을 것이라는 환상은 달콤합니다. 태어나서 세 살 무렵이 되면 거짓말 능력이 생깁니다. 여섯 살이 되면 하루에 두 번 이상 거짓말을 하기 시작합니다. 현실적인 필요성도 있지만 상대가 자신이 만들어낸 말에 속아 넘어가는 것이 즐겁습니다. 성공했다는 안도감이 보상으로 작용합니다. 


어른이 되었을 때 이념이나 신념을 확신하면 할수록 거짓말에 힘이 실립니다. 알고서 하는 거짓말도 있으나 자신도 모르게 하는 거짓말도 늘어납니다. 거짓말의 기법은 단순합니다. 있는 것을 빼거나, 왜곡하거나, 없는 것을 넣으면 됩니다. 표정 변화가 없을수록 거짓말에 힘이 생깁니다. 


사회적인 활동을 하면서 대중의 지지를 받아야 사는 이들에게서 거짓말의 역할을 빼놓을 수 없습니다. 밝혀질 위험성을 감수하면서도 추종자를 늘리려면 거짓말이 필요합니다. 그들의 관심, 인정, 감탄을 끌어내야 합니다. 거짓말이 성공하면 열등감이 보상됩니다. 


거짓말 ‘선수’의 마음은 자기애로 넘칩니다. 자기애를 튼튼히 할 수 있다면 남과 하는 소통의 가치는 그다지 중요하지 않습니다. 거짓말 종류도 가리지 않습니다. 응원하는 사람이 있으면 더욱 좋습니다. 거짓말의 틈새로 살짝 보이는 그 사람 마음속은 자기애의 풍경으로 화려합니다. 



거짓말이라고 긍정적인 측면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닙니다. 위기 상황을 피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하지만 지나치거나 반복되면 스스로 함정에 빠집니다. 말재주가 뛰어날수록 자신의 말에 취해 그렇게 됩니다. 거짓말은 기본적으로 방어입니다. 무엇을 방어할까요? 욕망에 대한 공격, 정체성에 대한 위협, 책임질 위기, 어려운 처지, 죄책감, 수치심에서 자신을 지키려는 노력입니다. 


누구나 숨기면서 삽니다. 나를 지나치게 노출하면 생존이 흔들립니다. 그러나 영원히 숨길 수는 없습니다. 숨겼다는 것은 들키기 직전이라는 말입니다. 





"가장 어두운 곳에 삶의 에너지가 숨어 있다."

당신이 숨기고 있는 것들: 인생의 판을 바꾸는 무의식의 힘

바로가기: http://www.yes24.com/Product/Goods/97824703

작가의 이전글 밤만 되면 외로움을 느끼는 당신에게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