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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린 Jul 10. 2022

나의 고객은 누구인가

많은 기업이 고객의 관점에서 제품과 서비스를 대하는 방식을 고민하고 있다. 고객이 원하지 않는 제품과 서비스는 존재의 가치가 없기 때문이다. 엄밀히 말하면, 기업은 고객이 무엇을 원하고 있는지 구체적으로 상상하지 못할 때에도 고객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해야 한다.


이처럼, 우리의 비즈니스 환경이 고객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도 일부 상사 중에는 부하직원에게 일을 시킬 때, 상사인 본인을 위한 의사결정을 하도록 강요하는 사람들이 있다. 이런 불합리한 강요를 하는 사람들은 개인적으로 보유하고 있는 실무적 역량은 별로 뛰어나지 않다. 그런 상사들은 실무로서의 경험이 많지 않거나, 스스로의 능력만으로 그 자리에 오르거나 자리를 보전하기에는 순전히 운이 좋았거나 다른 사람의 성과도 본인의 것으로 포장하기 위해서 남을 부리는 데에 일가견이 있는 사람들이다.


일터에서 상사에 대한 많은 고민은 상사가 무능력하기 때문에 발생한다. 우리들이 마음을 다해 상사의 존재를 인정하기에는 너무 많은 반대할 이유가 존재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예전의 자기 계발 서적을 읽다 보면, '성공하기 위해서 먼저 모시고 있는 상사를 성공시켜라, 상사를 위해서 일을 하라'는 식의 조언이 많았다. 이러한 관점의 조언이 가능했던 이유는 '내 일의 클라이언트는 바로 위의 상사'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내 일의 고객이 상사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면, 당연히 집중해야 하는 업무적 스킬도 정해져 있다. 예를 들어, 상사에게 보고해서 바로 승낙을 받는 비결, 상사와의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방법. 상사를 승진시켜야, 본인도 승진할 수 있다는 식으로 말이다.


지금도 여전히 일터에서 잘 지내고 성장하기 위해서, 바로 위의 상사와의 관계는 매우 중요하다. 사람들이 퇴사하는 이유 중 가장 큰 이유가 바로 '직속 상사 때문'이라는 설문 결과는 너무나 많다. 상사는 내 일을 검토하고 방향을 제시해주는 중요한 사람이다. 관계가 나빠서 내게 득이 될 게 없다.


하지만, 나는  일의 목적이 그런 식으로 상사를 만족시키는 것으로 한정되어서는  된다고 생각한다. 상사가 고객을 대표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이런 식의 사고방식은 결코 웃지 못할 에피소드들을 많이도 만들어낸다. 대행사에 근무하는 동안에담당자로서는 절대로 웃지못할 일들이 꽤 많이 발생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예를 들면, 며칠에 걸쳐서  전체가 작성한 제안서를 발표일 하루나 이틀 전에 대표나 최고 책임자에게 리뷰를 요청하면, 그들의 의견에 맞추기 위해서 급하게 내용을 전부 수정하는 들 말이다


하지만, 그들의 인사이트가 아무리 뛰어나다고 해도 단 하루 만에 내용을 모두 번경하면서 완성도 높은 결과물로 변경하기란 쉬운 일은 아니다. 처음부터 헛다리를 짚었다면 변명거리가 없겠지만, 그렇게 시급을 다투며 수정한 제안서에는 헛점이 있기 마련이다. 뻔한 아이디어일 수도 있고. 개인적으론 내가 실제로 이런 경험을 한 적은 없었던 게 참으로 다행이라 생각했다. 나는 그런 상황을 견디는 게 정말로 힘들었을 테니까.


이제는 정말 평생직장이란 없다. 대기업에서도 사내 벤처 인큐베이팅을 통해서, 직원들에게 스타트업 창업을 독려하는 시대이기 때문이다. 심지어 직원이 스타트업을 창업하고 몇 년간 실제로 운영을 했다가도 다시 회사에 복직을 희망하는 경우엔 심사를 거쳐서 복직을 승인해주는 회사도 있다. 그러니, 일을 하는 동안에는 나중에 지금 일하는 곳을 벗어나서도 충분히 경쟁력을 갖추고 살아남기 위해서 나의 경쟁력을 키우고 성장하는 데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그러려면, 내가 맡은 업무의 성과의 기준은 단지 내부의 고객들에 맞추는 게 아니라, 외부의 고객들에 맞춰서 설정해야 한다. 가능하면 ‘나의 진정한 고객이 누구인가’를 생각하고, 의사 결정을 내리는 게 좋다. 고객의 눈으로 바라봤을 때, 나의 일의 방향과 성과가 과연 만족스러운 수준인지에 대해서 생각하고 일을 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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