웰컴 투 갱년기 SHOW!

북토크에서 얻은 꿀팁

by 메신저클레어

세상에 별 일이 다 있다.

눈다래끼와 거리가 먼 내가 이번 달만 세 번이나 눈꺼풀을 찢고 고름을 빼냈다.

발달센터에서 아이들 수업을 하고 학부모 상담을 할 때 모두 내 눈만 봐서 너무 부담스러웠다.

마치 전염되는 거 아닐까 하는 우려가 느껴지는 표정들..

이 눈으로 자기돌봄 특강도 진행했다.


무리한 일정 속에서 내 눈은 여러 번 찢기고, 가라앉으면 무섭게 또 부어 고름을 만들어냈다.

눈을 쓰지 말라고 하는데 코앞에 닥친 일이 산더미라 어찌 쓰지 않을 수 있겠는가.

일과의 사투도 힘든데 눈까지 가세해서 매우 힘든 3월을 보내는 중이었다.


게다가 난 올해 고3 수험생 엄마다.

둘째도 고등학교 입학을 하여 두 고딩을 모시며 그 어떤 때보다 더욱 슈퍼우먼이 되어야 하는 한 해다.


그런데 내 몸은 반대로 움직인다.

뿐만 아니라 요즘엔 골프도 안치는데 팔꿈치와 무릎이 시큰거려 밤잠을 설칠 때도 있다.

가장 무서운 놈은 작년 여름에 고생하며 겨우 마쳤던 어금니 신경치료다.

눈다래끼보다 더 삶의 질을 저하시키는 가장 큰 원인!


신경치료 이후 나아지지 않는 치통 때문에 정말 우울하기도, 화가 나기도 했다.

재진을 할 때마다 3개월에서 최장 1년의 적응기간이 필요하다는 피드백으로 난 그저 참을 수밖에 없었다.

다른 치과에도 가봤지만 재신경치료 해봤자 성공률은 50% 정도로 더 고생할 수 있으며 다른 이유로 아픈 것 아니냐며 역시 참으라고 하더라...


그래서 난 참았다.

점점 고통이 심해져도 그저 참았다.

그렇게 눈다래끼까지 날 덮치니 다른 의욕들마저 주저앉는 느낌이었다.

요즘 말로 정말 나락 가는 기분?!




이화정 작가님의 신작 <웰컴 투 갱년기> 북토크에 우연한 기회로 참여하게 되었다.

기대 이상의 자리였다.

스페이스 다온 김수정 대표님을 모시고 두 분이 갱년기에 대한 문답으로 경험담을 나눠주시는 형식이었다.

나보다 겨우 5살, 10살 정도 많으신 분들인데 요즘 내가 겪는 신체적 정신적 상황을 너무나 유쾌통쾌하게 다뤄주셔서 깜짝 놀랐다.


아... 나 갱년기 초입이었구나!

생명에는 지장없지만 삶의 질을 떨어뜨리는 몸의 변화... (9p)

짧은 시간이지만 여러 주옥같은 말씀을 남기셨다.


갱년기는 터널이 아니다.
갱년이 아니라 갱신이라 생각하자.
어디가 아프면 짐작하지 말고 조치를 취하라.
갱년기에는 가치로운 일에 초점해야 지속가능한 노후를 보낼 수 있다.
갱년기 탓이 아니라 갱년기 덕이다.
나이 들면 강점을 갖는 틈새시장이 있다.
내 안에 내 편을 만들어라.
자기를 돌아보는 데 주저하지 말고 매일이 화양연화가 되도록 관리하라.
지혜롭게 갱년기를 보낼 수 있는 나만의 장치를 만들어라.


눈이 번뜩 띄었다.

안 그래도 북토크 이후 두 번째 다래끼 수술이 잡혀 있었는데, 눈뿐만 아니라 1년을 참아보자 결심한 치통도 좀 더 적극적으로 풀어보고픈 의지가 샘솟았다.


이후 치과를 두어 군데 더 가봤다.

마지막 치과를 갔을 때 드디어 듣고 싶은 답을 찾았다.


재신경치료 성공률은 70%이고 신경치료가 덜 된 것 같다며 8개월밖에 안 된 새 크라운이 아깝지만 뜯고 다시 해보자고 권하셨다.

의심의 여지도 없이 바로 마취하고 1차 재신경치료를 진행했다.


하루가 지나 허탈함이 밀려왔다.

헛웃음도 나왔다.


매일 나를 옥죄던 치통이 많이 줄었기 때문이다!

나 그동안 뭘 참아온 것일까...

비록 치료가 완성되지 않아 완벽한 치통 제거 여부는 아직 모르겠지만 많이 완화된 부분에 대해서는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웰컴 투 갱년기 북토크에서 얻은 노하우로 치통에 큰 도움을 받은 셈이다.

짐작하지 말고 끝까지 찾아내려고 노력한 결과!

참는 것이 미덕이었던 워커홀릭에게 필요한 것은 바로 "지금 당장" 쉬는 것 혹은 병원 가서 "조치"를 취하는 것이다.


이화정 작가님과 김수정 대표님


자기돌봄 트리트미 연구소장? 자기돌봄 큐레이터?

내가 붙인 타이틀이지만 내가 날 잘 돌보지 못한 요즘을 생각하면 아주 민망하다.

하지만 이렇게 자격을 씌워서라도 나를 계속 돌보게 해야겠다.


<웰컴 투 갱년기>라는 책에 갱년기 동지들이라는 단어가 있다.

생각해 보니 나에게도 이런 든든한 동지들이 있다.

5년째 이어온 습관인증 모임이라든지 독서모임, 둘 다 어쩌다 운영하게 되었는데 오랜기간 서로 믿고 의지하는 사이가 되었다.

결이 맞는 사람들이 모여 함께 나이 드는 과정을 이미 나누고 있고 서로 힘을 북돋아주고 있어 갱년기 준비가 어느 정도 된 것 같아 뿌듯했다.


스페이스 다온 김수정 대표님과 이화정 작가님처럼 현명한 갱년기를 보내고 그 경험담을 나눠줄 수 있는 나의 미래를 꿈꿔본다.

언젠가 그런 자리에 내 얘기를 성공팁으로써 많이 해 줄 수 있도록 마치 SHOW처럼 매 순간 신나고 건강하게 갱년기를 즐겨보리라.


웰컴 투 갱년기 SHOW!


m.Claire.




작가의 이전글네 편 내 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