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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음씀 Apr 04. 2024

mamihlapinatapai


세상에서 가장 많은 뜻이 내포된 단어는, 칠레의 최남단 섬 후에고 제도에서 사용하는 ‘mamihlapinatapai’ 라고 한다. 그 뜻은 이렇다.


"서로가 그렇게 해주기를 바라고 있으면서도 자기가 먼저 자진해서 하고 싶지 않은 일을 상대가 스스로 하겠다고 말해올 것을 기대하면서 서로의 안색을 살핀다." 


이런 적 있지 않은지? 숨 막히는 탐색의 경험 말이다. 너무 꼭꼭 숨는 건 숨바꼭질이 아니라 그랬다. 적당히 들켜 주는 즐거움이 있어야 숨바꼭질인 것이다. 너무 오래 숨으면 술래도 찾기를 멈추고 집으로 돌아간다. 소풍날 보물 찾기를 해 본 사람은 알 것이다. 찾을 수 없도록 숨기는 것은 보물 찾기의 취지와 어긋나는 것임을. 글을 쓰거나 사랑을 할 때도 본심을 너무 숨기면 오해만 찾게 된다. 그렇다고 속내를 모두 보이는 것은 스릴이 없겠지만, 적정한 선에서 들켜줄 줄 알아야 하는 것이다. 밀당이 길어지면 밀착은 멀어지는 법이다.


운동경기에서 좌우 멀리에서 달려오는 선수를 보지 않고도 알아차리는 능력을 '찰지력'이라고 한다. 찰지력이 좋은 사람은 센스 있는 사람이며, 시키지 않아도 알아서 척척 잘하는 사람이라고 한다. 흔히 '일머리'가 사람을 말하는 것 같다. 일을 항상 진상황을 파악하고 무엇을 해야 할지 재빨리 알아차리는 사람 말이다. 이런 사람은 사람과의 관계에서도 늘 상대의 기분과 입장을 살피고 배려하려고 애를 쓴다.


반면에, 눈치~ 코치~ 없는 사람도 여기 있다. 애써 변명하자면, 그 사람은 다른 무언가에 깊이 빠져 주변이 눈에 들어오지 않는 건지 모른다. 아니면 너무 깊은 곳까지 상대의 마음을 헤아리려아무것도 없는 상태가 건지도 모르고. 그럴 수 있다. 역지사지의 늪에 깊이 빠지면 그렇게 되기도 하니까. 작위는 무작위를 이길 수 없다는. 결국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게 낫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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