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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아연 Jul 03. 2024

피고 신아연이 무슨 잘못을 했습니까?

나의 재판일지(4)


짧은 만남, 긴 이별이 또 시작되었습니다. 인천공항 근처에서 하룻밤을 함께 보낸 후 런던으로 향하는 붕어빵 둘째 아들을 배웅하고 돌아오면서, "하나님, 저 청년을 지켜주소서! 저는 아무것도 할 수 있는 것이 없습니다."라는 기도 속에, 짧은 인생에 드리운 긴 고통의 시간을 헤아려보았습니다.







하재열 작가의 '심상'





우리는 왜, 나는 왜 시행착오를 계속해 왔는가, 그 수 많은 아픔 속에서, 더는 견뎌낼 수 없을 것 같은 고난 속에서, 내려가고 또 내려가도 발이 닿지 않던 절망의 밑바닥에서  무엇 때문에 이 삶을 끌어가고 있는가, 그럼에도 이 맹목적인 생의 의지는 무엇인가 묻고 또 물으며 여기까지 왔습니다. 그 답을 기독교 신앙을 통해 찾기까지. 




내가 어렸을 때는 말하는 것이 어린아이와 같고, 깨닫는 것이 어린아이와 같고, 생각하는 것이 어린아이와 같다가, 장성한 사람이 되어서는 어린아이의 일을 버렸노라. 우리가 지금은 거울로 보는 것 같이 희미하나, 그때에는 얼굴과 얼굴을 대하여 볼 것이요, 지금은 내가 부분적으로 아나 그때에는 주께서 나를 아신 것 같이 내가 온전히 알리라. (고린도전서 13:11.12) 



나의 길을 오직 그가 아시나니 그가 나를 단련하신 후에는 내가 정금같이 나아오리라. (욥기 23:10)



그렇습니다. '성장하기 위해서'지요. 어디까지? 어린아이 수준을 완전히 벗어날 때까지. 정금처럼, 순금처럼 단단해질 때까지. 예수님이 나를 아시듯 나도 예수님을 온전히 알 때까지. 예수님처럼 되기까지! 








헬스클럽에 가면 여러 운동기구가 있지만, 목적은 단 한 가지, 몸을 단련하기 위한 것이듯, '온전한 사람으로 단련하기 위해' 이런저런 고난을 받아 이리 구르고 저리 구르기를 하는 것이죠. 몸짱이 되기 위해 다양한 헬스기구로 땀을 흘리듯, '사람짱'이 되기 위해 다채로운 '고난기구'를 기꺼이 다룰 줄 알아야겠지요. 



붕어빵을 보낸 후 다시 저의 고난필드, 성장의 영역으로 돌아옵니다.   



제가 지금 겪고 있는 재판도 '억울함, 무고( 誣告)'란 이름의 고난을 다루는 훈련이라 여깁니다. 








"피고는 왜 법정에 왔다고 생각합니까?"



판사의 물음에 



"고난을 받아 성장하려고 왔습니다."라고 답할 수는 없었지만 저는 실상 그랬습니다.



"원고 씨알재단 이*희씨, 피고 신아연 씨가 무슨 잘못을 했습니까? 당신들에게 무슨 위험을 끼쳤다는 것입니까? " 



이번에는 판사가 씨알재단측에 물었습니다. 순간 판사가 본디오 빌라도처럼 보였습니다. 그 순간만큼은 제가 마치 죄 없이 빌라도의 법정에 선 예수가 된 듯한 착각이 일었습니다. 








내일 계속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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