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손에 든 쓰레기 중 하나가 처리되어 나머지 하나에 집중하게 된 형국입니다. 윤석렬이 한 쓰레기 같은 짓과 존재 자체가 쓰레기인 이재명 때문에! 그 두 쓰레기를 양 손에 쥐어야 했던 국민이 홍해가 갈라지듯 두 쪽으로 갈라졌습니다.
집회장을 가기 위해 대방역에서 국회 앞까지 걸어서 한 시간, 귀가를 하기 위해 국회에서 마포대교를 건너오는 데만 걸어서 또 한 시간, 올겨울 들어 가장 추웠던 날에 저는 그렇게 역사적 현장을 체험했습니다.
일주일 전인 7일 토요일 집회 때보다 좋이 3배는 되는 윤석렬 탄핵 찬성 인파 속에 옴짝달싹 못한 채 묻혀 있는 동안, 광화문에 집결한 탄핵 반대 국민들은 사진으로만 봐야 했습니다. 몸이 하나뿐이니, 광화문 쪽은 살피러 나갈 수 없었으니까요.
탄핵소추안 가결의 순간, 여의도에서 함성이 터져나올 때 광화문에서는 곡소리가 울렸겠지요. 여의도에서 축하의 눈물을 흘릴 때 광화문에서는 울분의 눈물을 삼켜야 했던 거지요.
2024년 12월 14일을, 동족 상잔의 비극이 터진 1950년 6월 25일에 버금가는 날로 저는 기억할 것 같습니다. 또 다시 재현된 동족상잔 비극의 날로. 여의도 국민과 광화문 국민이 첨예하게 대립, 갈등했던 날로. 남과 북으로 갈리고, 남한은 다시 광화문과 여의도로 갈라져 한반도에 북한, 광화문, 여의도라는 비극적 삼국시대가 열린 날로.
어차피 털고 가야 할 일이었지만, 조금만 더 시간을 끌어줬더라면 하는 안타까움이 진하게 남습니다.
윤의 잘못은 용서받을 수 없는 것이기에 탄핵이 되고 마는 것은 시간문제일 뿐이지만, '여의도 국민'들이 지나치게 성급했단 아쉬움을 지울 수가 없는 거죠.
무능자 윤석렬을 옹호할 마음은 추호도 없지만, 범죄자 이재명까지 없앨 시간이나마 어떻게든 벌어야 했는 데 말이죠. 윤 같은 머저리나 이 같은 미저리가 아닌 대통령 후보로서 이성과 감성이 고장없이 작동하는 정상적이고 상식적인 사람을 찾을 때까지 최대한 시간을 끌었어야 했는데 말이죠.
하지만 이미 엎질러진 물, 비록 여의도 국민의 반쪽 승리였다해도 잘 한 겁니다. 속 시원합니다.
특히 윤통 탄핵 시위를 주도한 2030 젊은이들의 정치에 대한 적극적 참여 정신을 칭찬합니다. 엄중하고 살벌했을 뻔한 시위 현장을 특유의 젊은 감각으로 '삼빡한 축제' 분위기로 끌어간 것도 감탄스럽습니다. K팝을 개사하여 기발한 시위곡을 만들어 낸 순발력 등 가히 'K 시위'로 세계적 주목을 받을 만합니다. 우리 젊은 세대들, 수고 많았습니다.
탄핵 국면은 이제 헌법재판소로 넘어갑니다. 이제부터 국민은 차분히 공부할 때입니다.
민주주의가 무엇이며, 자유주의와 민주주의는 함께 갈 수 없는 반대 개념이자, 보수와 진보의 진정한 의미는 무엇이며, 대한민국에 진정한 진보가 없는 이유, 탄핵의 모든 역사 등 도도히 흘러 온 인류의 지성사에 대한민국의 현안의 배를 띄워야 할 때입니다. 대한민국의 현재 위치를 직시하면서 나아갈 방향을 모색할 때입니다.
헌법학자이자 헌법재판소 헌법연구관으로 10년 간 재직한 건국대 황도수 교수님, 니꺼내꺼 변호사님이 내일부터 제 블로그를 통해 지상강의 형식으로 그 방향 키를 잡아주시겠답니다.
황도수 건국대학교 교수
2020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상임집행위원회 위원장
2017 국회 헌법개정특별위원회 자문위원
2007~2009 동아일보 독자인권위원회 위원
2006~ 건국대학교 교수
1999~2006 황도수법률사무소 변호사
1989~1999 헌법재판소 헌법연구관
1985 제27회 사법시험 합격
저서 : 법을 왜 지켜(2022, 열린생각, 현재 절판, 개정판 2024. 2. 출간 예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