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아야 Sep 18. 2021

우리는 왜 호주이민을 택했나

2013년 10월 10일 호주 땅을 처음 밟았다. 남편이 군대를 전역하고 둘이서 300만원씩 모아 워킹홀리데이 비자를 받고 호주로 왔다.


둘 다 영어를 얼마나 못했냐면, 비행기에 내려 버스를 타는법을 안내원에게 물었는데 서로 눈빛만 바라볼뿐 아무도 얻은게 없는 원어민과의 첫 영어대화였다. (아직도 우리는 이때를 회상하면서 드럽게 영어 못했다고 한다.)



늘 푸른 호주 하늘


그 후 호주에 10개월정도 있으면서 다사다난한 호주 생활을 보냈다. 이때 남편이 호주에서 영주권 따고 살자고 제안했었는데, 단칼에 거절했다. 이때만 해도 난 한국에서 엄청나게 잘 나갈거라는 희망이 컸다.


워킹홀리데이 동안 우리는 1000만원씩 모아 유럽여행을 떠났고 한달동안 돈을 펑펑쓰며 여행을 다니고 한국으로 돌아왔다.


그리곤 다시는 생각나지 않을것만 같던 호주앓이는 한국 땅을 밟자마자 시작되었다.

취업전선에 들어선 나의 위치는 내가 생각했던것 보다 훨씬 못났고 어렵사리 들어간 회사도 안맞아 몇달 다니다 그만두고 나왔다. 그리고 남편에게 우리 다시 호주가서 하고 싶은일 새로 도전하자고 설득했다.씨알도 안먹혔지만.



남편은 그 사이 대학을 편입했고, 나 또한 친구와 새로운 사업을 시작했다. 작게 시작했지만 꽤나 수완도 좋았다. 역시 주머니가 두둑해 지기 시작하니 호주따윈 생각나지 않았다.


그런데 이제 태세전환. 취업전선에 들어선 남편이 갑자기 결혼하고 호주로 떠나잔다.

그래서 그냥 알겠다고 했다. 난 왠지 새로운 도전을 또 하고 싶었다. 결혼도 그렇고 이민도 그렇고 지금 아니면 안될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그렇게 우리는 모든걸 다 접고 2017년 결혼식을 올리고 그 다다음주인 7월 2일 호주땅을 다시 밟았다. 새로운 삶을 살기 위해. 그리고 그땐 몰랐다. 이렇게 고단한 일들이 내 앞에 펼쳐질지.



매거진의 이전글 천만원을 잃는 게 이렇게 쉽다고?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