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을 그만뒀다.
제주도 생활을 정리해 본가로 돌아갔다.
한동안은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그저 누워서 자고 깨고를 반복했다.
시간이 조금 흐르고 다시 심리치료와 약물치료를 시작했다.
조금이라도 움직이는 것이 도움이 된다기에 엄마와 상의해 엄마 사무실로 가기로 했다.
자전거를 타고 왕복 3시간 걸리는 엄마의 사무실을 갔다 왔다. 날이 막 풀리기 시작할 때라 20분 정도 자전거를 타면 땀이 나기 시작했다.
사무실에는 엄마와 여동생이 있어서 가서 수다도 떨고 밥도 먹었다.
사무실을 가는 동안 밖에 있어서 그런지 산책은 가고 싶지 않았다.
처음에는 한 번꼴로 사무실을 갔는데 막상 가니 가족들이 있어 마음이 썩 괜찮았다.
엄마는 내가 자주 사무실에 오는 것을 보고 한편에 내 책상을 만들어주었다. 그곳에서 잠도 자고 핸드폰도 하고 책도 읽었다.
꽤 오랫동안 들락거렸다. 못 가는 날을 제외하고는 상당한 시간을 그곳에서 보냈다.
한 여름이 되었다. 이제는 5분만 자전거를 타고 나가도 이마에서 땀이 주르륵 흘렀다. 나가기 전 선글라스, 팔토시, 선크림을 범벅해서 발랐다. 햇빛을 온몸으로 맞으며 땀을 뻘뻘 흘리며 사무실에 갔다.
너무 더워서 책상에 앉아 조용히 엄마와 동생이 일하는 것을 지켜보았다.
그러다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나 이제 뭘로 밥 먹고 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