뭘로 밥 먹고 살지?
어느 날 사무실에서 엄마와 동생이 바쁘게 일하는 것을 보고 이 문장이 스쳐 지나갔다.
그렇게 원했던 회사도 그만두었다. 정말 가고 싶은 1순위 회사를 내 발로 나왔다.
더 이상 뭘 쫓아야 하는지도 몰랐다.
분명 어렸을 때부터 좋은 대학, 좋은 회사 가면 인생이 편해질 것이라고 하기에 좋은 결과를 내기 위해 후회 없는 시간을 보냈었다.
그리고 내가 낼 수 있는 최대의 결과를 냈다. 남들이 보기엔 아니겠지만 비교하면 끝도 없으니까, 그냥 내가 낼 수 있는 최고의 대학과 최고의 회사로 결과를 냈다.
대학교나 회사나 붙고 나서 짧은 시간은 기뻤으나 그 기쁨이 사라진 곳에는 알 수 없는 허탈감이 몰려왔다.
분명 열심히 살았는데, 왜 아무것도 남지 않았을까?
그 모든 것이 끝난 현재는 더 이상 뭘 향해 가야 하는지도, 그럴 힘도 전혀 남아있지 않았다.
힘을 내라는 그 문장이 싫어질 정도로 '힘내, 파이팅'이 버겁게 느껴졌다.
엄마가 사무실에서 나갔다가 어디를 다녀왔나 보다. 나에게 책 한 권을 예쁜 봉투에 포장해서 선물로 주었다.
봉투를 열어보니 전혀 보지 않았던 책의 제목이었다. 이런 부류의 책은 보지 않았다.
나는 보통 자기 계발서를 봤다. 그게 아니면 책을 잘 보지 않았다. 볼 시간이 없었던 것도 있다. 가만히 앉아 무엇인가를 하는 것이 사치라고 느껴질 정도로 많이 움직였다.
그 책을 읽다가 눈물이 났다. 위로를 받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책이 말하고자 했던 것은 괜찮아, 어파치 잘 될 거야였다.
원했던 회사를 퇴사하기까지 엄청난 고뇌의 시간을 보냈는데 무의식 중에 인생이 망했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그래서 본가에서 치료를 하면서도 더 이상 내 인생은 갱생불가라고 생각했다. 말라비틀어진 오징어를 또 짜려니 즙이 거의 안 나오는 것처럼 희망이 없다고 느껴졌다.
글자가 나에게 괜찮다며 머리와 등을 폭풍 쓰다듬어주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책을 읽으며 진짜 괜찮은 건가?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읽다 보니 정말로 괜찮은 것 같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잘 될 거라는 그 문장을 보고 이렇게까지 위로를 받을 것이라고는 나 또한 생각하지 못했다.
따뜻한 문장으로 점철되어 있는 글을 보니 페이지를 넘기는 것이 아쉬울 정도였다. 눈에 띄는 문장이 있으면 읽고 또 읽기를 반복했다.
책을 다 읽고 나서의 느낌은 이거였다.
나도 누군가에게 이런 마음을 줄 수 있는 글을 쓰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