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니까 살자

by 유라

네가 부서지고 찢어져도 반드시 네 옆엔 널 사랑하는 네 편이 있다.

네 편이 분명히 존재한다.

그러니까 살자.


아팠을 때는 절대 생각하지 못했다.

옆에 그렇게 응원해 주는 사람들이 많았는데도 몰랐다.

오로지 나만이 혼자 고립되어 처절하게 버텼다.

세상에는 정말 나밖에 없다고 진심으로 느꼈다.

괜찮아지고 나서 알았다.

아무 말 없이 언제든 밥을 먹고 싶을 때 먹으라며 음식을 해놓고 나갔던 엄마도,

내가 일어나는 시간에 맞춰 산책을 함께 해주기 위해 먼 길을 매일 와주던 오빠도,

연락 한 통에 몇 시가 되었든 달려와주었던 동생도,

숨을 껄떡대며 아무것도 못하고 누워있을 때 아무 말 없이 손 잡고 기다려주던 친구도,

내 얼굴을 보겠다며 비행기를 타고 날아와주었던 친구들도.

내가 괜찮아지길 진심으로 바란다며 공항으로 태워다 주었던 매니저님도,

모두의 간절함 바람 덕에 오늘의 나는 살고 있다.


단 한 번도 정신의 개운함을 느낀 적이 없다.

항상 부정적인 생각, 나쁜 생각, 끝낼 생각을 달고 살았다.

당장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입버릇처럼 하던 말이 있다.

지긋지긋하다.

1초 뒤에 가게 돼도 후회되는 것이 없다.

지금의 나는 이 두 문장을 하지 않는다. 농담으로라도.

그리고 건강하게 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약 부작용으로 짧은 시간에 불어버린 몸과 옛날로 돌아갈 수도 있다는 경계심을 항상 갖고 산다.

그래도 괜찮다.

머리에 안개가 사라지니 이렇게 개운할 수가 없다.

그래도 괜찮다, 살아있으면서 하나씩 바꿔나가면 된다. 그러니까 살자.

괜히 한번 먹어보고 싶었던 음식도 먹어보고,

시도하지 못했던 머리 스타일도 해보고,

망설여져서 하지 못했던 그 어떤 것도,

전부 다 해보면서 그렇게 살자.

하루에 손가락 하나 드는 것이 목표이면 어떤가. 내일은 손가락 두 개, 다음 날은 세 개를 들면서 나만의 속도대로 하나씩 해보면 된다.


그러니까 살자.

화, 목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