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유에서 공유로 : 동반성장하는 스타와 팬
트로트 팬층이 1030세대로 확장되면서 트로트 팬덤에도 아이돌 응원 문화가 유입·정착하고 있다. 음원 사이트 스트리밍과 다운로드는 기본이고 전광판 송출, 전철·버스 광고로 대표되는 생일 서포트, 아이돌 가수의 전유물인 응원 애플리케이션 투표 '총공'(총공략). 스밍(스트리밍) 등 아이돌 응원의 신조어가 트로트 응원족에게도 자연스럽게 쓰인다.
2019년부터 불어닥친 트로트 열풍이 전 세대를 사로잡으며 2021년 현재, 또 다른 나비효과를 낳고 있다. 그중 트로트 팬덤의 주체이자 최대 소비자들이 가장 신경 쓰며 집중 공략하는 응원 중 하나는 ‘브랜드 평판’이라 할 수 있다. 브랜드 평판은 한국 기업평판연구소가 한 달에 한 번 빅데이터로 소비자 참여지수, 미디어 지수, 소통 지수, 커뮤니케이션 지수를 측정해 발표한다. 아이돌은 BTS, 블랙핑크, 강다니엘, 브레이브걸스 등이 상위에 포진했고 트로트 부문은 수개월째 영탁, 임영웅이 아이돌 못지않게 사랑받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브랜드 평판지수는 소비자의 온라인 습관을 빅데이터로 분석해 브랜드 소비와 관계성, 긍·부정 평가, 미디어 관심도, 소비자 관심과 소통량을 측정한 것이다. 기업이 광고 모델 선정 때 이를 적극 활용한다. 응원하는 가수의 브랜드 위상이 올라가기에 팬 카페 커뮤니티에서는 브랜드 평판 올리는 방법을 공유하며 독려한다.
팬들이 브랜드 평판지수에 민감한 이유는 가수 이미지와 직결되기 때문이다.
코로나19 장기화에 수익 활동이 공연·행사 대신 광고 모델로 제한되자 팬들은 이른바 ‘노동’으로 불리는 손가락 운동(온라인 응원)으로 ‘최애 가수’의 브랜드 평판을 띄워 올리는 것이다.
영탁의 피죤 광고, 정동원의 동원 참치캔과 동원샘물 광고, 임영웅의 바리스타룰스도 팬들의 적극적인 요청으로 성사된 사례다. ‘너 하고 싶은 거 다 해, 힘든 건 우리가 해’라는 팬심 표현은 과거의 일방적 소유 문화를 넘어 쌍방향으로 나아가는 공유의 팬덤, 내가 키우는 양육의 팬덤으로 진화한 것이다.
80년대 팬덤의 표현이 소속사가 배포하거나 하이틴 매거진의 인터뷰 기사, 문방구에서 판매되던 초상권 허락없이 판매되던 코팅사진이나 책받침같은 소극적 굿즈(Goods)가 전부였다면 90년대 서태지와 아이들의 자발적 팬덤 문화의 시초와 생성을 거쳐 대형기획사를 통한 1세대 아이돌 HOT,젝스키스, 핑클과 SES 등이 등장하면서 공연,음악 프로그램과 같은 팬들과의 소통 장소와 방법이 확장되고 2000년대로 넘어오면서 대규모 팬덤문화가 체계적으로 자리잡게 된다. 팬들의 파워가 막강해지면서 조공문화같은 부정적 현상들도 생겨났지만 2021년 현재, 오히려 팬을 위해 스타가 선물을 건네는 ' 역조공 문화' 역시 생겨나고 있다.
과거 오빠 부대에서 10대 소녀팬들의 문화로, 일종의 통과의례로 상징되던 팬덤 문화는 이제 아들, 동생, 손주의 친근함을 지닌 대상을 바탕으로 새로운 팬덤문화의 주역인 5060 세대, 이른바 오팔세대라 불리우는 新 실버세대를 중심으로 소통의 출구로 진화하고 있으며 그 중심에는 진정성(Authenticity)이란 키워드가 자리잡고 있다. 오팔세대가 주축이 되는 트로트 팬덤의 새로운 문화는 현재 진행형으로 오늘도 대한민국의 대중문화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