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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보라냥이 Oct 30. 2022

임영웅, 팬들과 함께 써 내려간 1위의 역사

MBC의 음악 순위 프로그램 ‘쇼! 음악중심’에서 트로트 가수 임영웅이 신곡 ‘별빛 같은 나의 사랑아’로 1위를 최근 차지했다. 음악 순위 프로그램 사상 트로트가 1위를 한 것은 2007년 KBS ‘뮤직뱅크’에서 강진의 ‘땡벌’ 이후 처음이라니 14년 만이다.

요즘 음악 프로 1위를 하려면 음원 다운로드 수, 스트리밍 횟수, 뮤직비디오 재생 수, 공개투표가 모두 반영·집계되는 절차를 거친다. 트로트 장르가 세대를 불문하고 대중에게서 많은 사랑을 받는 것은 확실한 사실이다. ‘별빛 같은 사랑아’는 부산 출신 가수 설운도가 ‘미스터 트롯’ 레전드 미션에서 후배 임영웅이 자신의 노래 ‘보랏빛 엽서’를 불러준 것에 대한 감사함을 담아 만든 곡이다.

‘미스터 트롯’에서 우승하며 2020년 최고 가수로 떠오른 임영웅. 중학교 시절 축구선수가 되려고 운동했지만 재능이 없음을 깨닫고 실용음악과에 진학했고, 졸업 뒤 편의점 아르바이트와 군고구마 장사를 병행하며 생활고를 겪기도 했다. 무명 시절 ‘판타스틱 듀오’ ‘아침마당’에 출연하며 꿈을 키웠지만 큰 이목을 끌지 못했는데, 이 시기 그를 알린 건 꾸준히 커버 곡들을 올린 유튜브 영상과 한강, 홍대 등에서 했던 버스킹이었다.

떠오르는 단상 하나. 몇 해 전 주말 해운대 바닷가를 산책하다 잘생긴 청년이 부드러운 목소리로 트로트를 부르는 걸 보고 “어머! 노래 참 잘한다”했는데, 그날 관객 반응이 미지근했음에도 차분히 무대를 마치고 장비를 챙기던 그의 모습이 떠오른다. 그때 임영웅을 알아보고 사인이라도 받았으면 내 안목도 덩달아 높이 평가받을 텐데, 아깝네….

지난해 수해민 뉴스를 보고 임영웅의 팬들이 십시일반 모은 금액은 무려 8억9000만 원, 그리고 임영웅이 즐겨 마시던 커피 음료를 본 팬들이 해당 기업 게시판에 광고 모델 기용을 요청해 성사됐고, 부산 대표 정장 브랜드는 임영웅이 입고 나온 셔츠·재킷을 완판했다. 그가 광고한 차, 정수기, 공기청정기, 음식이 날개 돋힌 듯 팔린다. 팬과 함께 써 내려간 기적의 역사! 가요계는 팬덤의 진화로 ‘장르 초월, 세대 불문’ 팬과 가수 모두 성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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