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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야기 정원사 Dec 03. 2024

도시락은 사랑을 싣고

살아가다 보면 우리는 예기치 못한 순간에 사랑하는 사람들을 떠나보내야 할 때가 찾아온다. 그들이 남긴 빈자리는 말로 다 할 수 없는 허전함으로 우리 마음속에 깊이 새겨진다. 처음엔 그 자리가 그저 아프고 공허하게만 느껴지지만, 시간이 흐르고 나면 빈자리가 오히려 내 삶을 더 따뜻하게 만들어주기도 한다. 이 글은 내 삶에 따뜻한 흔적을 남기고 떠난 사람들과, 그들과의 추억을 되새기며 적어 내려간 이야기이다. 친정엄마의 병간호를 하며 병실에서 느꼈던 감정들, 병상에서 지친 몸으로도 끝까지 미소를 잃지 않았던 오빠, 그리고 묵묵히 나의 곁을 지켜주는 작은 생명 다롱이까지…


이 글에 담긴 기억들은 슬픔과 그리움뿐 아니라, 나를 지탱해 준 사랑과 고통의 흔적들이다. 특히 잊을 수 없는 것은 친정엄마가 긴 병을 앓으셨을 때의 기억이다. 병상에서 고통스러워하시는 엄마를 지켜보며 느꼈던 무력감이 정말 힘들었다. 음식조차 제대로 드시지 못해 힘겨워하시는 모습을 바라보며, 내가 해줄 수 있는 것이 없다는 자책감에 나를 무너지게 했다. 그 시간 속에서 무언가를 결심하게 되었다. 언젠가, 사랑하는 사람들이 병으로 외로움 속에 힘들어할 때 그들에게 따뜻한 음식을 나누며 잠시나마 위로와 안정감을 주겠다는 다짐이었다. 그래서 주변에 아픈 사람이 있으면 손수 도시락을 준비해 병문안을 가곤 한다. 마음을 담아 정성껏 준비한 한 끼가 그들에게 작은 힘이 되기를 바라면서.


그들의 간병인도 아닌데도 이 약속을 지키기 위해 사람들을 챙기는 건 나 자신과의 굳은 약속 때문이었다. 왜 내가 그 약속을 지키려 애쓰는지, 그 과정을 이 글을 통해 이야기해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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